대통령실 앞에 모인 의사들 "정부, 의사와 소통 없이 의료개혁 추진"
2024.03.14 21:35
수정 : 2024.03.14 22:37기사원문
서울시의사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는 정부 정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의사들은 집회에서 정부가 의사들과 소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궐기대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의료계와 합의 없는 일방적이고 무계획적 정책"이라며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은 의료 붕괴를 넘어 이공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의대 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려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과학적 정책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미래 세대가 이 모든 짐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즉각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의사들은 소통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대생들이 학교에 안 가겠다고 하는데, 정부는 이들에게 공갈 협박만 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아이가 학교를 안 간다고 하면 이유를 묻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마련인데 정부는 그러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가정의학과 개원의 김모씨(54)는 "정부는 우리의 투쟁에 '밥그릇 싸움'이란 프레임을 씌우면서 정작 의사들이 왜 의대증원에 반대하는지는 전혀 듣지 않는다"며 "현재 의료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필수의료 등 적재적소에 의료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를 수사 중인 경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 지원을 제공해 집단행동을 교사해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
박 회장은 이날 경찰 수사 이후 집회에 참석해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사직서 제출과 휴학이 개별적인 저항이 아니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기 못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해 교사도 방조도 공모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지금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저항 운동을 진행 중"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 등 후배와 제자들이 정당한 저항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도와주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