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4주째..오늘 의대교수 집단사직 결정 '디데이'
2024.03.15 10:52
수정 : 2024.03.15 10: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의대생들의 유급 조치와 전공의 면허정지 방침 등에 반발하는 19개 의대 교수 비대위가 15일 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대교수들 마저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하면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다만 사직서 제출 시기는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이날까지 사직서를 제출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논의에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제주대·원광대·인제대·한림대·아주대·단국대·경상대·충북대·한양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충남대·건국대·강원대·계명대가 참여한다.
비대위는 "곧 닥칠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 및 휴학을 막기 위해 비대위를 조직하고 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오는 18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면 의료 공백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떠나면서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교수를 당직에 투입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입원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가 30∼50% 줄었다. 비응급 수술은 일정을 미루고 응급, 중증 환자 위주로 의료진을 투입하고 있다.
19개 대학 이외에도 개별적으로 교수들이 단체 행동을 의논하는 학교도 있다. 동아대 의대는 전날 협의회를 결성하고 현 사태에 대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으며 경상국립대·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교수들은 이번 주말까지 사직 여부에 투표를 계획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1일부터 개별적으로 교수에게 사직서를 받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가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변호사도, 회계사도, 약사도, 간호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했기 때문에 민법의 관련 조항을 적용 받지 않고, 정부가 의료법상의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지금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