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불량품" 감싼 이재명..고민정은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봤을까"
2024.03.18 08:13
수정 : 2024.03.18 0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해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감싸고 나선 가운데, 고민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은 공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양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에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는 막말 논란에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공천 철회를 요구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며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감쌌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며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제 욕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우리는 막 물어뜯겨도 된다. 물어뜯는 것도 재미 아니냐.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SNS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라며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진 않다.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도 지난 16일 SNS에 양문석 후보와 이재명대표를 겨냥해 “패륜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믿기질 않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당 대표로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역대급 막말”이라며 “당내 막말 후보자들을 걸러내야 할 당 대표가 막말의 최고봉인데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겠냐”고 비꼬았다.
김 공동대표는 “윤석열 경호원의 ‘입틀막’과 이재명 개딸의 ‘입틀막’이 뭐가 다르냐. 더 이상의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를 멈추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