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수십초 만에 끝낸다
2024.03.18 13:22
수정 : 2024.03.18 13: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홍정주 박사와 성균관대 권오석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송현석 박사 공동 연구팀이 한번에 여러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현장에서 바로 진단할 수 있는 검출기를 개발했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진단때 코에 있는 점액을 별도로 처리한 뒤 검사지만 이 검출기는 처리 없이도 수십초 만에 진단해낸다.
홍정주 박사는 18일 "델타 및 오미크론에 감염된 원숭이 실험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신속으로 진단할 수있는 방법을 개발한 만큼 향후 다가올 신종 호흡기 감염병 유행의 대비에도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감염병의 발생은 크게 두 가지다. 이미 발생했던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는 것과 지금껏 없던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2002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12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그리고 2019년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처럼 21세기에 들어 크게 유행한 감염병은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감염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종 호흡기 감염병이 발생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기가 필수적이지만 기존의 진단기기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아 생활 속 현장 진단에서의 활용에는 제한이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현장진단 플랫폼은 그래핀 소재를 활용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그래핀 기반의 바이오센서는 적층 방식의 한계로 인해 외부인자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그래핀 소재와 결합하면 노이즈 신호, 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해 현장 진단에서 활용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연구진은 미세한 자극에도 패턴을 나타내는 다채널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여러 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수용체와 함께 수용체의 신호를 간섭없이 그래핀에 전달할 수 있는 인터페이싱 화합물을 개발했다.
또, 그래핀에도 소재 특성의 변화 없이 표면을 박막 코팅하는 패시베이션 층을 형성하여 바이러스 수용체와 인터페이싱 화합물 그리고 그래핀 소재 간 적층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외부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신호전달이 가능한 센서를 만들었다.
특히, 침이나 코 점액에 별도의 전처리 없이 진단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성균관대 권오석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다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동시에 빠르게 고감도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으로 고위험군 전염병의 사전 확산 방지가 가능하기에, 추후 넥스트 팬데믹 상황에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송현석 박사는 "고민감도 센서 플랫폼과의 융합을 통해 고성능 진단 기술 개발이 가능했고, 향후 신·변종 감염병 확산 대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바이러스 진단 기술을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