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해외생산 늘린다… 통상 압박에 현지화 전략

      2024.03.18 19:14   수정 : 2024.03.19 07:51기사원문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 공장 생산 확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대부분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각국이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해외 직접 생산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미국, 유럽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이 중 아시아에선 가장 먼저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국가가 인도네시아다. 앞서 현대차는 2022년 초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의 77만7000m² 부지에 조성한 완성차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의 경우 일본차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곳인 만큼, 전기차를 전면에 앞세워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 경우 아세안무역협정(AFTA) 등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국가들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영향을 줬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이어 올해부터는 코나EV도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코나EV를 양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지난 1월 7일까지 공장 가동을 멈추고 약 2주간 설비 공사까지 마친 상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현지 공장에서도 지난해부터 CKD 방식으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최소 5억달러(약 6600억원)를 투자하고, 3년 이내 자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들에만 관세를 낮춰주기로 하자 현대차는 아이오닉5 외에 크레타 전기차 등을 새롭게 개발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선 기아가 EV5를 선제적으로 현지 생산에 돌입해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전기차 생산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미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선 현재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만들고 있고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당초 계획보다 가동 시기를 앞당겨 올 4·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예외를 인정 받는 플릿(fleet·영업용 차량) 판매를 빼면 현재 모든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서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30만대에 이른다.

유럽에선 체코 공장에서 코나EV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도 이른바 '프랑스판 IRA'로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현대차는 현지 전기차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에선 현지 생산 차종인 코나EV만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들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강화 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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