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아닌 후배들 지키겠다는 교수들…2020년에도 그랬다"
2024.03.19 09:28
수정 : 2024.03.19 09: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0년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를 굴복시켰던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의대 교수 사직으로 증원 실패…또 '마지막 카드' 꺼냈다"
18일 안선영 한국중증질환자연합회 이사는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중증 환자들에게 암담한 상황"이라며 "2020년에도 마지막 카드가 의대 교수들의 사직, 사퇴였다.
안 이사는 "이번에 또 그 마지막 카드를 꺼내는 거다"라며 "이게 얼마나 큰 사안인지는 의협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확진자가 한창 늘어나던 2020년 8월 의대 교수들은 집단행동에 나서며 사직을 결의했다. 전공의, 전임의, 교수의 순서로 주장을 강화하며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의대 정원을 400명을 늘리자는 정부 정책에 반발해서였다. 결국 정부는 열흘 만에 정책을 철회했다.
앞서 2000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정부가 의약 분업을 추진하자 의사들이 3차례에 걸쳐 진료 거부로 강력하게 저항했다. 의약분업은 시행됐지만, 결과적으로 의사들은 의대 정원 10% 감축, 수가 인상을 관철시켰다. 당시 3058명으로 줄어든 의대 정원은 19년 째 한 번도 늘지 않고 있다.
"후배들 이권 지키기 위해 환자들 목숨 대가로 치르는 셈"
안 이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환자들 입장에서는 버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환자의 특성상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지금 항암치료 중에 있고 수술 후 예보를 보고 있는 환자들은 전부 나빠지는 일만 남았다. 지금 입원 하고 있는 분들도 퇴원에 대해서 강권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지금 앞에서 진두지휘해야 할 분들이 후배 의사들을 위해, 그들의 이권과 의견을 지켜주기 위해 환자들의 목숨을 대가로 치르겠다고 한 것"이라며 "어느 직종, 어느 직업이 인수인계 작업없이, 자기 하는 업무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고 사라질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18일 문화일보에서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매우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57%, ‘적절하지 않은 편’이란 응답이 27%로 조사됐다.
‘매우 적절하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적절한 편’(12%)이란 응답을 합쳐도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한 지지 여론은 15% 남짓인 셈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