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의 전쟁' 선포한 정부·여당에 십자포화 퍼붓는 野

      2024.03.20 06:00   수정 : 2024.03.2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 미봉책'이자 '사후약방문'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긴급 농축산물가격 안정자금 1500억원을 즉각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사과, 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해외 수입 물량과 관세 인하 조치도 시행한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전통시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할인 수단을 도입할 방침이다.

여당도 물가안정을 위해 당정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조만간 물가안정 대책을 위한 당정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은 정교함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물가 대책을 실효성 있게, 즉각적으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납품단가 지원 품목을 13개에서 21개로 대폭 확대하고, 농산물 할인 예산도 2배로 늘릴 것"이라며 "축산물을 50%까지 할인하는 행사도 연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물가 리스크'를 잡겠다며 한목소리를 낸 가운데 야당은 '총선용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33개월 연속 전체 물가상승률을 상회했는데 왜 총선을 20여 일 앞둔 지금 점검에 나섰냐는 지적이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물가가 천정 부지로 치솟은 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물가 지킴이를 자처하냐"며 "이는 사후약방문이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 대변인은 "지난해 내내 물가가 고공행진하며 금 사과, 황금 귤에 이어 금(金)밥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며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몰렸는데 대통령과 정부는 말로만 '특단의 조치'를 외치고 있으니 한심함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특히 신 대변인은 "혈세를 푸는 총선용 미봉책과 쇼로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근본적인 물가 관리 대응과 농산물 생산 및 유통 구조 안정화를 위한 대통령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당내 경제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홍성국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가를 꼽을 수 있다"며 "정부와 여당은 단기간 갑자기 과일, 신선식품 등이 오르고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 같으니까 단기 정책으로 어떻게든 막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의원은 "물가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위기와 물가 오름세 심리를 정부가 제때 잡지 못한 것"이라며 "땜빵용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강원 춘천 중앙시장을 방문해 윤 정권에 물가 상승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 대표는 "과일 값이 너무 비싸다"며 "왜 우리가 과일을 선물하는 이런 시대가 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표는 "정말 터무니없는 물가에 우리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게 바로 정부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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