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가 액자 부수고 유리 먹어요"..무서운 증상 앓은 천사 같은 소녀

      2024.03.20 08:01   수정 : 2024.03.20 08: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국 웨일즈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스테이시 아헤른(25)은 자폐증과 이식증을 앓고 있는 3살된 첫째딸 윈터가 집안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먹지 않도록 하루종일 지켜봐야 한다.

지난 18일 미국 뉴욕포스트는 자폐증과 이식증을 앓고 있는 윈터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식증은 음식이 아닌 것을 강박적으로 섭취하는 질환이다.

이쑤시개, 색연필, 모래, 화장지를 먹는 경우도 있다.

먹을 것이 아닌 것을 먹다 보니 납중독, 장내 기생충 발생, 장폐색증, 만성신부전증 등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윈터는 카페트 밑단과 시멘트 가루 등을 먹는다. 부드러운 스펀지를 즐기는가 하면 벽지를 뜯어먹고 장난감의 털실, 식물, 약초 왁스 등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을 먹기 시작했다.

아헤른은 “윈터가 액자를 부수고 유리 파편을 먹으려는 모습을 보고 정말 무서웠다”라며 “물건을 높은 곳에 올려놓거나 해도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 방법을 귀신같이 찾아낸다”고 말했다.

윈터는 생후 13개월 무렵까지만 해도 점차 말하고 걷는 등 보통 아이와 다름없이 자랐다. 입에 물건을 넣기도 했지만 아기라 그럴 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말을 하지 않았고, 비정상적인 식습관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후 윈터는 섭식장애인 이식증 진단을 받았고, 추가 검사 후에는 자폐증 진단까지 받았다.

아헤른은 “자폐증이 있는 아이에게 이식증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라며 “윈터 역시 매우 심각한 자폐증을 앍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윈터는 매우 다양한 질감을 원하기 때문에 만지거나 소리를 낼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의 ‘씹을 수 있는 목걸이’를 줘서 이식증 욕구를 대신하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며 “아이가 자라면서 병이 나아지길 바란다. 그 전까진 최대한 옆에서 위험한 물건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 외엔 도와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섭식장애의 일종 '이식증'

이식증을 앓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물건을 섭취한다. 손톱을 물어뜯어 삼킨다거나 머리카락, 종이, 흙 등을 먹는 사례들이 많다. 얼음을 계속 깨물어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여름 더워서 먹는 게 아니라면 이것도 이식증 유형에 해당할 수 있다.

이식증으로 병원에 방문한 사례들을 보면 못, 경첩, 손톱깎이, 찬장 손잡이, 식기류 등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기기 어려울 것 같은 물건들을 삼킨 사례들도 있다.

만약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는 물건을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먹는다면 이식증일 수 있다. 아직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물건을 구분하지 못하는 영아기에 발생하는 것은 이식증이 아닐 수 있다.

이식증은 철분, 아연 등 특정 영양분이 결핍될 때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지만 대체로 정신장애 및 발달장애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정한 신체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식증이 지속되면 영양 상태가 불균형해질 수 있다. 물건에 포함된 화학물질이나 세균 등으로 인해 납중독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도 있으니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성인에게도 나타나지만 보통 어린 아이들이 이식증을 많이 앓는다는 점에서 양육자의 주의 깊은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의 심리 상태와 현재 처한 상황, 환경 등을 잘 살피고 안정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며 행동치료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영양 결핍이나 합병증이 발생했을 땐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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