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발신번호 조작 일당 21명 구속기소…"역대 최대 조직"
2024.03.20 10:00
수정 : 2024.03.20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휴대전화 발신번호를 조작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운 일당이 적발됐다. 중국, 태국 등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 조직으로, 수사당국은 원룸으로 위장된 중계소 수십곳 등을 적발해 범행을 차단하고 중국 소재 총책 등의 신원을 밝혀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김수민 단장)은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의 간부급인 수당지급책을 포함해 총 21명을 검거해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3일까지 중국 연길을 거점으로 활동하면서 피해자 170명으로부터 총 54억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심칩을 여러개 장착해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는 장치를 활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해외에서 온 전화를 국내에서 온 것처럼 변작하도록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점조직, 분업화된 운영 조직의 계좌 추적, 휴대폰 포렌식 분석, 출입국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운영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또 일반 원룸으로 위장되어 있던 중계소 11곳, 부품보관소 4곳 등을 적발하고,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1694대(784회선), 휴대전화 유심 8083개, 휴대폰 443대, PC 121대, 공유기 193대 등을 현장에서 압수해 실시간 범행을 차단하했다.
아울러 조직원들조차 알지 못했던 중국 소재 총책과 간부급 조직원 등의 신원을 밝혀냈다. 합수단은 국제공조를 통해 이들을 추적 중이다.
합수단은 2022년 7월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총 433명을 입건하고 150명을 구속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4472억원으로 전년(5438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2022년에는 전년(7744억원) 대비 30% 감소해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피해액이 4000억원대로 내려왔다.
합수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을 엄단하고 해외 거점 범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계기, 대포유심, 대포통장 운영 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범행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신종 수법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