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9.경기 용인갑)검 vs 경 vs 반도체전문가 '3파전'..구도심.신규 유입 표심 주목
2024.03.20 17:22
수정 : 2024.03.20 17:22기사원문
■예산·공약 실행력 갖춘 이원모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더 열심히 뛰어. 지금 지지율 차이 금방 따라잡고 이길 수 있어. 그러니까 더 열심히, 절실하게 해서 많은 사람 만나"
지난 18일 용인중앙시장에서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를 진행하자 한 시민이 건넨 말이다.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지냈던 이 후보는 총선을 44일 앞둔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됐다.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급박하게 투입된 이 후보는 그동안 만나지 못한 지역 주민들을 연일 만나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에서 이 후보는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허리를 숙이며 다가갔다. 이 후보가 한 식당에 들어가자 고기를 구워먹던 손님들은 쌈을 싸주며 "후보가 젊네. 거짓말만 안하면 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후보도 "거짓말하지 않고 성실히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연령대가 높은 층은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며 3년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이 도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0대의 한 자영업자는 "여긴 명지대와 용인대가 있어 젊은 학생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당을 찍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에는 잘해야하기 때문에 여당에 투표할 것이다. 터무니없이 야당 의원수가 많으니 여당은 힘이 없다"고 아쉬워 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남사·이동읍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기착공 △경기 광주-남사 구간 경강선 연장선 신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선정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예산과 공약 실행력을 갖춘 집권 여당 후보로서 처인구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거대 권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일 해왔던 후보이자 확실한 추진력을 폭넓은 네트워크로 입증하는 후보로 선택을 부탁드린다"며 "뼈를 묻을 각오로 임해 기필코 반도체 메가 허브 처인구의 완성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심판 교두보 확보 이상식
"최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호주대사 등 여권발 논란이 끝이 없는 것은 현 정부가 오만하다는 증거다. 정권 심판을 위해서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지난 19일 용인시실내체육관 근처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도전장을 던진 이 후보는 부산경찰청장과 대구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을 역임했다. 때문에 맞상대로 나온 검찰 출신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와 검경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 후보는 "제가 승리한다면 처인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용인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후 2년간 지역 기반을 닦아 왔다. 따라서 타지역 출신임에도 용인갑 지역구의 사정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민주당 경선에서도 이같은 강점이 공천장을 따낸 비결로 꼽힌다. 이에 이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 공천에서 서울 강남을에 신청을 했다 용인갑으로 지역구가 조정된 이원모 후보를 겨냥해 "저는 경선이라는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공정하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 뒤에는 든든한 우군들도 자리하고 있다. 당내 공천 과정에서 이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백군기 전 용인시장, 엄교섭, 지석환, 한영수 전 예비후보들이 이 후보와 원팀을 선언하며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백 전 예비후보는 "어떤 선거든 서로 경쟁했던 사람들이 함께 원팀을 이뤄야 승리할 수 있다"며 "모든 예비후보들과 한 마음으로 이 후보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용인갑이 반도체 벨트의 핵심 요충지로 주목받는 만큼 이번 총선 공약으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및 지역 인재 우선 채용 협약 추진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 유치 및 연구 단지 조성 △반도체 마이스터고·예술고 및 반도체·IT 전문화 특수 대학 설립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 전문가 양향자
"양향자 후보는 신선하고 깨끗하다. 기득권에 기대지 않고 미래 지향적이다."
지난 19일 용인중앙시장에서 만난 60대 오병길씨는 양향자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양 후보가 속한 개혁신당이 당초 예상보다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양 후보 같은 사람들이 잘돼야 하는데 제3지대 바람이 약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실제 개혁신당은 제3지대 빅텐트 해체 후 좀처럼 반등 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도전하는 양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와는 전혀 다른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상 출신 최초로 삼성그룹 임원에 오른 양 후보는 무소속으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21대 국회에서 반도체 산업 증진을 위한 의정 활동에 집중했다. 따라서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반도체 전문가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양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들을 겨냥해 "검경 대결이라니 처인이 무법 지역인가"라며 "거대 정당 후보들을 뽑아 놓았더니 다 구속돼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을 봤으면 작은 당이라도 제 삶의 궤적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도체 전문가 답게 양 후보의 공약도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용인의 경우 양 후보가 1985년 입사한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 후보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처인 반도체 특화 단지 착공 2025년, 가동 2028년으로 약 3년 기간 단축 △TSMC·엔비디아·ASML 등 특화 단지 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반도체 생활권 연결을 위한 고속 도로 건설 등을 내걸었다.
양 후보는 "용인갑에는 국회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반도체와 관련해서 만큼은 전문성이 없으면 법안을 만들기 어렵고 훈련된 정무적 감각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설득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해솔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