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발표에 與野 반응 '극과 극'..野, 복지위 단독 개의할까
2024.03.21 06:00
수정 : 2024.03.21 11: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000명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 등은 증원만으로는 공공의료 실현이 어렵다는 주장을 관철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단독 개의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野 복지위 단독 개의 검토..선거에 뒷전 밀릴까 고민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복지위 개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위는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여야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대 증원 방침은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앞으로 국립대 병원 등 지역 거점 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역 의료 인프라가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역 의료 강화를 강조했지만 양성된 의사의 지역 배치 방안이 없는, 오직 증원 뿐인 허술한 대책"이라며 "총선용 포퓰리즘이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18일 "의대 증원의 본질은 국민을 위한 공공 필수, 지역 의료를 정상화하는 데 있다"며 "이 목적에 비춰볼 때 의대 정원 숫자 2000명만을 고집하면서 의사 집단 전체를 범죄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복지위 개의를 통한 공식 질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제기된다. 다만 내부 상황이 복잡해 의견이 원활히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총선을 앞둔 만큼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국회를 비운 상태다. 일부는 당 경선에서 낙천되거나 당적에 변동이 생기는 등 변수들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정숙·최영희 의원이 컷오프 됐고, 조명희 의원은 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최연숙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종성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여당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겼다.
컷오프에 불출마에 상임위 소집도 어려워
민주당에서는 위원장인 신동근 의원과 야당 간사인 고영인 의원, 정춘숙·전혜숙·최혜영 의원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재근·신현영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김영주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것에 반발하며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전혜숙 의원은 경선 탈락 이후 탈당을 선언, 무소속인 상태다.
김 의원의 당적 변동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복지위 의원 24명 중 12명, 녹색정의당과 무소속 전 의원을 포함하면 14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단독 개의가 가능하다. 다만 본회의 직회부 요건인 전체 의원의 3분의 2인 16명의 동의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야당이 향후 복지위를 단독 개의하더라도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주장해오던 공공의대법 등의 직회부는 불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안 질의 등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하고 싶으나 여당과 조율이 되지 않아 회의가 개최되지 않고 있다"며 "정 안 되면 단독으로라도 개최해야 한다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전에는 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이 왔다. 국민의힘이 안 된다고 하면 단독으로라도 열어야 되지 않겠냐고 설득하고 있다"며 "설득이 안 될 경우 단독 개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만약 관련 논의를 하더라도 선거 이후에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기간이라 현실적으로는 어렵고 야당의 요구도 3월이 되고는 없었다"며 "(김 의원의 당적 변동으로) 개의하더라도 민주당이 원하는 성과를 얻지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