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이상식 '검경대전' 파고든 '반도체 전문가' 양향자
2024.03.20 18:48
수정 : 2024.03.20 18:50기사원문
■예산·공약 실행력 갖춘 이원모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더 열심히 뛰어. 지금 지지율 차이 금방 따라잡고 이길 수 있어. 그러니까 더 열심히, 절실하게 해서 많은 사람 만나."
지난 18일 용인중앙시장에서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를 진행하자 한 시민이 건넨 말이다.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지냈던 이 후보는 총선을 44일 앞둔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됐다.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급박하게 투입된 이 후보는 그동안 만나지 못한 지역 주민들을 연일 만나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에서 이 후보는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허리를 숙이며 다가갔다. 이 후보가 한 식당에 들어가자 고기를 구워먹던 손님들은 쌈을 싸주며 "후보가 젊네. 거짓말만 안 하면 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후보도 "거짓말하지 않고 성실히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연령대가 높은 층은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며 3년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이 도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0대의 한 자영업자는 "여긴 명지대와 용인대가 있어 젊은 학생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당을 찍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 집권기간에는 잘해야 하기 때문에 여당에 투표할 것이다. 터무니없이 야당 의원 수가 많으니 여당은 힘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남사·이동읍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기착공 △경기 광주~남사 구간 경강선 연장선 신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선정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예산과 공약 실행력을 갖춘 집권여당 후보로서 처인구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거대 권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일해왔던 후보이자 확실한 추진력을 폭넓은 네트워크로 입증하는 후보로 선택을 부탁드린다"며 "뼈를 묻을 각오로 임해 기필코 반도체 메가허브 처인구의 완성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정권심판 교두보 확보 이상식
"최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호주대사 등 여권발 논란이 끝이 없는 것은 현 정부가 오만하다는 증거다. 정권심판을 위해서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지난 19일 용인실내체육관 근처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도전장을 던진 이 후보는 부산경찰청장과 대구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을 역임했다. 때문에 맞상대로 나온 검찰 출신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와 검경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 후보는 "제가 승리한다면 처인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용인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후 2년간 지역 기반을 닦아 왔다. 따라서 타 지역 출신임에도 용인갑 지역구의 사정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민주당 경선에서도 이 같은 강점이 공천장을 따낸 비결로 꼽힌다. 이에 이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 공천에서 서울 강남을에 신청했다 용인갑으로 지역구가 조정된 이원모 후보를 겨냥해 "저는 경선이라는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공정하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 뒤에는 든든한 우군들도 자리하고 있다. 당내 공천 과정에서 이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백군기 전 용인시장, 엄교섭·지석환·한영수 전 예비후보들이 이 후보와 원팀을 선언하며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백 전 예비후보는 "어떤 선거든 서로 경쟁했던 사람들이 함께 원팀을 이뤄야 승리할 수 있다"며 "모든 예비후보들과 한마음으로 이 후보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용인갑이 반도체 벨트의 핵심 요충지로 주목받는 만큼 이번 총선 공약으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및 지역인재 우선채용 협약 추진 △소재·부품·장비관련 기업 유치 및 연구 단지 조성 △반도체 마이스터고·예술고 및 반도체·IT 전문화 특수대학 설립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 전문가 양향자
"양향자 후보는 신선하고 깨끗하다. 기득권에 기대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다."
지난 19일 용인중앙시장에서 만난 60대 오병길씨는 양향자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양 후보가 속한 개혁신당이 당초 예상보다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양 후보 같은 사람들이 잘돼야 하는데 제3지대 바람이 약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실제 개혁신당은 제3지대 빅텐트 해체 후 좀처럼 반등 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도전하는 양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와는 전혀 다른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상 출신 최초로 삼성그룹 임원에 오른 양 후보는 무소속으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21대 국회에서 반도체산업 증진을 위한 의정 활동에 집중했다. 따라서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반도체 전문가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양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들을 겨냥해 "검경 대결이라니 처인이 무법지역인가"라며 "거대 정당 후보들을 뽑아 놓았더니 다 구속돼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을 봤으면 작은 당이라도 제 삶의 궤적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도체 전문가답게 양 후보의 공약도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용인의 경우 양 후보가 1985년 입사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 후보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처인 반도체 특화단지 착공 2025년, 가동 2028년으로 약 3년 기간 단축 △TSMC·엔비디아·ASML 등 특화단지 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반도체 생활권 연결을 위한 고속도로 건설 등을 내걸었다.
양 후보는 "용인갑에는 국회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반도체와 관련해서만큼은 전문성이 없으면 법안을 만들기 어렵고 훈련된 정무적 감각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설득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해솔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