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조원 푼다" 사우디 AI 새 강자 부상… 독자기업 만들수도
2024.03.20 19:05
수정 : 2024.03.20 19:05기사원문
■사우디 국부펀드 AI 400억달러 투자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 대표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자본 기업 앤드리센호로위츠를 비롯한 투자자들과 수주 동안 제휴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정에 익숙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 계획이 변경될 여지가 남아있는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는 AI 부분 최대 투자국이 된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AI 투자 계획을 통해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지정학적으로도 강국이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1971년에 처음 창설된 PIF는 현재 약 9000억달러(약 1204조원)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PIF가 계획 중인 400억달러 투자는 미국 벤처자본기업들이 보통 조달하는 액수와는 비교가 안되는 막대한 규모이자 세계 스타트업 기업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 일본 소프트뱅크 다음으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엔비디아, 오픈AI 찾아
최근 투자자들이 새로운 엔비디아나 오픈AI 같은 기업을 찾거나 만드는데 혈안이 되면서 AI 부문 투자가 늘고 기업들의 가치도 상승세를 보여왔다. AI 혁신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불과 1년 사이에 자금 70억달러(약 9조3700억원)를 끌어들이는 등 벤처자본 시장에는 볼 수 없던 돈이 넘쳐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논의한 AI 사업에는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AI 기업을 직접 창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 신문은 투자가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며 PIF와 앤드리센호로위츠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앤드리센호로위츠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도 PIF 측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6년 차량공유기업 우버에 35억달러(약 4조6900억원)를 투자한 PIF는 IT 부문에서는 고전해왔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애 450억달러를 제공했으나 이 마저도 투자한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의 파산으로 이어졌으며 피자제조용 로봇 업체 쥼(Zume)을 비롯해 스타트업들도 실패했다.
NYT는 실리콘밸리와 뉴욕 월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 재개를 반기고 있으며 앤드리센호로위츠 공동창업자 벤 호로위츠가 PIF 총재 야시르 알루마얀을 미국으로 초청해 지난달 슈퍼볼 경기 개최도시 라스베이거스를 구경시켜 주고 음악과 체육계 인사들을 소개해 주는 등 긴밀해지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UAE, 오픈AI와 협력 논의중
UAE는 국영 투자사 MGX를 설립하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AI 반도체 프로젝트' 투자 계약을 논의 중이다.
올트먼은 엔비디아의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비용이 최대 7조달러(약 9375조원)까지 소요될 수 있어 자금이 넉넉한 UAE에 손을 내민 것이다.
UAE는 지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AI 장관을 임명했으며 2년뒤에는 세계 최초로 AI에 초점을 맞추는 대학원을 개설하는 등 일찌기 이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오픈AI를 공동창업했으며 현재 xAI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UAE와 제휴를 맺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AI 장관 오마르 술탄 알올라마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일론 머스크가 AI관련 사업을 뭔가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