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돌연 사임

      2024.03.21 02:59   수정 : 2024.03.21 10: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돌연 사임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자신의 사임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주로 정치적인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더블린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더 이상 총리직에 '최고의 인물'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의회 회기가 다시 시작돼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는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일랜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이자 최초의 동성연애자 총리로 아일랜드 중도우파 정당 피너게일 당권을 잡으면서 2017년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


버라드커는 이날 "피너게일 당 대표직에서는 오늘자로 물러난다"면서 "후임자가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게 되면 가능한 빨리 총리직에서도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임이 "많은 이들에게 급작스럽고, 또 일부에는 충격"일 것이라면서 사임이 국가를 위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피너게일과 연정을 꾸리고 있는 중도우파 피어나팔의 대표인 미하일 마틴 부총리는 총리가 사임할 수도 있지만 '이례적인' 상황전개라고 지적했다.

버라드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아일랜드 정국에는 강풍이 불게 됐다.

버라드커의 피너게일은 다음달 6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에서 후임자 물색이 시작될 전망이다.

또 정부는 내년 5월 이전에 또 다시 총선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2017년 처음으로 총리 자리에 오른 버라드커는 2020년 선거에서 다수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총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피너게일이 피어나팔과 연정을 꾸리면서 마틴이 총리, 버라드커가 부총리를 맡았다. 그러다가 2022년 12월 버라드커가 다시 총리로, 마틴은 부총리로 자리를 바꿨다.

버라드커는 지난 9일 여성의 임신중단권 등 여성 인권을 높이는 헌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한 차례 타격을 입었고,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는 미국의 가자지구 전쟁 대응을 비판하면서 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

또 아일랜드 주택난, 이민자 급증으로도 여론의 외면을 받았다.

인도 출생 아버지와 아일랜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라드커는 의사로 27세 나이에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2015년 보건장관 당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했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기념비적인 법률인 결혼평등법을 지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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