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사모 대체자산, 에너지 혁신 및 인프라에 주목”
2024.03.21 14:35
수정 : 2024.03.21 14: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금리 상승, 시장 변동성의 지속, 다가오는 선거 등에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위험관리 및 자산배분에 대한 접근방식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누빈자산운용(이하 ‘누빈’)이 21일 밝혔다.
누빈은 미국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은 1조 1000억 달러가 넘는다.
마이크 페리(Mike Perry) 누빈 글로벌 클라이언트 그룹 헤드는 "고객과의 정기적 미팅과 800여 곳이 넘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년간 18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어떻게 운용될 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리 헤드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체제 하에서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축할 때 가장 주목하는 3가지 뚜렷한 테마가 있는데 첫째는 에너지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에너지 혁신과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엄청나게 커졌다는 점”이며, “둘째는 대체투자 자산의 성장 속에서 특히 사모크레딧(private credit)과 사모펀드(private equity) 투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고,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시기적절한 기회에 포트폴리오 일부를 고품질의 유동성 높은 채권 상품으로 채우려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누빈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올해 ‘이퀼리브리엄 글로벌 기관 투자자 설문조사(EQuilibrium Global Institutional Investor Survey)’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55%)은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전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57%는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 등과 같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익스포저를 현재 갖고 있거나 투자를 모색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51%는 뉴에너지 스토리지와 그리드, 배터리 스토리지 등 신규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계속 사모 시장에 자산배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5%(북미 60%, 유럽, 중동, 아프리카 49%, 아시아태평양 59%)가 향후 5년 동안 사모크레딧 및 사모펀드에 대한 자산배분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투자자 중 일부는 사모 부동산(24%), 원자재(22%), 헤지펀드(21%), 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19%), 임야(12%) 및 농지(12%)에 대한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모시장 투자에 있어서는 아태지역 공적 연금들이 제일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지역 공적 연금 응답자의 72%가 향후 5년 동안 사모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북미 지역 보험사(68%)와 기부단체 및 재단(71%)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투자를 고려 중인 대체투자 자산으로는 사모크레딧과 사모펀드가 가장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꼽혔다. 사모크레딧과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독일 투자자(53%)는 가장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사모 인프라를 선택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자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65%(북미 62%, 유럽,중동,아프리카 68%, 아시아태평양 63%)는 위험 및 수익 관리 방식을 새롭게 바꿔야 하는 새로운 시장 체제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약 80%(북미 81%, 유럽중동아프리카 81%, 아시아태평양 78%)는 초저금리 시대를 지나 장기 고금리 환경에 들어서고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절반(글로벌 50%, 북미 53%, 유럽,중동,아프리카 48%, 아시아태평양 50%)은 올해 포트폴리오 듀레이션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부채연계(liability-driven) 투자자들에게 금리 상승과 그에 따른 자금운용 실적의 향상은 듀레이션을 늘려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리 정상화는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서 우량 등급 공모채와 사모채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올해 설문조사에서 많은 투자자들(글로벌 40%, 북미 33%, 유럽중동아프리카 44%, 아시아태평양 44%)은 주식 익스포져를 크게 줄이겠다고 답했다. 작년 설문조사 때와 비교해서도 주식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투자자(글로벌 40%, 북미 33%, 유럽,중동,ㅈ아프리카 44%, 아시아태평양 44%)가 늘리겠다는 응답자(글로벌 28%, 북미 25%, 유럽,중동,아프리카 26%, 아시아태평양 37%)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글로벌 48%, 북미 49%, 유럽,중동,아프리카 49%, 아시아태평양 44%)가 투자등급 채권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향후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예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자의 38%는 회사채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그 중에서도 투자등급 회사채를 선택한 투자자가 가장 많았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의 약 5분의 1은 향후 2년간 공모 시장 유동화 채권(대출채권담보부증권, 주택저당증권 등에 22%)과 투자부적격채권(하이일드채권, 신디케이티드 론 등에 21%)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페리 헤드는 "전체 채권 세그먼트 중에서도 회사채가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투자등급채권 및 투자부적격채권 시장과 사모채 시장에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자들은 회사채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고정금리 채권 상품에서 이전보다 더 큰 가치를 발견하고 있으며, 부채연계 투자자에게는 높은 고정금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이 부채와의 매칭을 강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