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바꿔치기 당했다"..강아지 분변 속 신생아 방치한 친모
2024.03.22 05:57
수정 : 2024.03.22 05: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생아를 강아지 분변 등에 수개월 간 방치한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친모는 ‘자신이 낳은 아기를 병원이 바꿔치기했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의 A씨(38)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9세 딸과 23개월 아들 친모인 A씨는 지난 2022년 4월 아들을 출산한 후 이듬해 2월까지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들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은 아들을 낳은 적이 없으며 자신과 얼굴이 같은 다른 여성이 아기를 가로챘다는 망상에 빠졌다. 이후 그는 신생아 출생신고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채 주거지에서 담배를 피우며 강아지 분변 등과 함께 불결한 환경에서 자녀를 방치했다.
수사기관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A씨와 아기는 모자 관계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앞서 “낯선 남자가 딸을 학교에서 쳐다본다” 등의 망상으로 2021년 9월 당시 9세이던 첫째 딸을 18차례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기본적 보호 및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여러 차례 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방임행위를 지속하는 데에 정신과적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현병 등으로 사물 변별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재판 후 중국으로 출국 조치됐다. 피해 아동들은 중국에서 출생신고 및 보육 조치가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