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日멤버' 츠키 "부모님과도 연락 끊고 한국어 공부" ①

      2024.03.22 12:01   수정 : 2024.03.22 12:01기사원문
빌리 츠키 ⓒ News1 권현진 기자


빌리 츠키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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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츠키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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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츠키 ⓒ News1 권현진 기자


[편집자주]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국어 왜 이렇게 잘해요?"

[물 건너온 아이돌] 첫 주자인 미스틱스토리 소속 걸그룹 빌리(Billlie)의 멤버 츠키(21)를 만나 마주 앉은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인터뷰인 만큼, 일본 출신인 츠키의 문장 구사력이나 발음이 다소 서투를 수도 있겠다는 예상과는 달리, 츠키가 완벽에 가까운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환하게 웃으며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는 츠키에게서 치열하게 노력해 온 시간이 겹쳐 보였다.


츠키는 '2차 한류'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 오게 됐다. 지난 2010년대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현지에 '한류 붐'이 일었고, 단순한 '팬심'을 넘어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일본 청소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츠키 역시 이 같은 경우다. 어린 시절 일본 방송에 나오는 소녀시대의 무대를 보고 동경하던 츠키는 자연스럽게 'K팝 아이돌'을 꿈꾸게 됐고, 처음 도전한 한국 회사의 글로벌 오디션에 한 번에 합격하면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을 소화해야 했던 츠키는 초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존'을 위해 빠르게 한국어를 익혀야 했던 그는 수개월 동안 부모와도 연락하지 않고 언어 공부에 몰두했다. 덕분에 반년 만에 한국어로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됐고, 트레이닝도 열심히 받았다. 츠키는 이 같은 노력의 시간을 거치면서 마침내 한국에서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6년에 처음 한국에 온 뒤 2021년 빌리 멤버로 데뷔하며, 벌써 8년 가까이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츠키는 '밥'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문화를 재밌어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에는 꼭 '돼지고기 묵은지 김치찜'을 먹어야 하는 루틴이 생길 정도로 '현지화' 됐다. 이제 리액션도 종종 한국어로 한다는 츠키는 한국에서 지내는 것이 즐겁다며 밝게 웃었다.

츠키는 경쾌하고 또 발랄했다.
그러면서도 쉽지 않은 타지 생활과 연예계 생활을 버텨온 만큼 내면의 단단함 역시 돋보였다. '물 건너온' 일본의 비타민, 츠키와 함께한 유쾌한 시간을 글로 담았다.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해요.

▶일본 오사카에서 온 걸그룹 빌리 멤버 츠키입니다. 한국 이름은 김츠키, 문숙희, 김주희가 있어요.(웃음)

-언제부터 K팝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궁금해요.

▶부모님이 보아, 동방신기 선배님 팬이시라 어릴 때부터 K팝을 자주 들었어요. 그러다 제가 초등학생 때 소녀시대 선배님들이 일본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그걸 보고 제대로 빠졌죠.(미소) 너무 예쁘시고 의상도, 퍼포먼스도 멋있었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춤을 배워서 선배님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보고 푹 빠졌죠. K팝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소녀시대 선배님들이고, 아직도 너무 좋아해요. 방송에서 태연 선배님을 만나 좋았고, 숍에서도 티파니 선배님, 윤아 선배님을 뵀는데 인사하다 울 뻔했어요. 선배님들을 보고 한국에 온 건데 인사드릴 수 있는 것도 감동이었죠.

-K팝에 대한 관심을 넘어 'K팝 아이돌'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어떤 직업을 하든 전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어 공부를 했죠. 또 춤을 배우기도 해서 아티스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쯤) K팝 아이돌들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활동하는 걸 보게 됐어요. 다른 나라에서 그 나라 언어로 활동하는 걸 보면서 영향을 받았죠. 또 K팝 아이돌들이 세계에서 인정받다 보니 '나도 K팝 아티스트가 돼야겠다, 한국에 무조건 가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중학교 1학년 때 K팝을 좋아하는 친구가 오디션을 보러 간다면서 '너도 같이 가보면 어떠냐'고 했어요. 그래서 'SM 글로벌 오디션'을 같이 봤는데 바로 붙은 거예요. 엄마한테도 연락을 안 하고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 전화가 와서 놀라셨죠. 어릴 때부터 오디션을 볼 때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그때도 자신감이 있어서 붙은 건가 싶어요. 한국에 가야 하니까 부모님도 고민하시다가 '하고 싶은 거 해라'라면서 보내주셨어요. 그때가 13살이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생소했을 것 같아요.

▶정말 한국어를 아예 못 하는 상태로 왔어요. 수업도, 대화도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한국어가 어느 정도 될 때까지 부모님이랑 연락을 끊고 혼자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어요. 반년 정도 됐을 때 일상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한국 아이돌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이 낯설진 않았나요. 외국인들을 위한 시스템이 따로 있었을까요.

▶(한국인, 외국인 모두) 공평한 시스템에서 수업을 받았어요.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수업이 있었는데, 그것도 한국어와 영어로 수업을 했어요. 또 다른 수업이나 레슨은 한국어로 하니까 오히려 말을 빨리 익히게 되더라고요. 힘들긴 했지만 그런 시절이 있어 데뷔할 수 있었어요.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 '츠키츠키차카차카'에서 진행하는 걸 보면 한국어가 정말 능숙하더라고요.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나요.

▶아직도 공부를 많이 해요. 연습실에서 신문을 보면서 단어를 마킹하고 외워요. 말은 하면 할수록 느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한국어 자막을 띄워서 보고 공부해요. 변호사가 나오는 드라마에서 전문적인 단어가 나오면 외우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아직 '공룡' 발음은 마스터를 못 했어요. 입술을 많이 써야 해서 이 발음은 너무 어렵더라고요.(미소)

-이제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고 그만큼 한국어를 많이 쓰고 있을 텐데, 일본어 실력은 그대로인가요.

▶한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길어서 말을 섞어서 할 때가 있어요. 일본에 가서 부모님과 대화할 때 '헐', '진짜' 같은 추임새가 자연스럽게 나와요. 엄마랑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중간부터 한국어로 얘기를 했나 봐요. 몰랐다가 엄마가 '너 한국어로 얘기하고 있어'라고 해서 '진짜? 몰랐어!'라고 한 적이 있어요.(웃음) 그래서 가끔은 일본어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팬들 사이에서는 일본어로 노래할 때 보컬 실력이 더 돋보인다는 반응도 있더라고요.(웃음)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어로 노래를 부를 때 더 자신감이 생겨요.(웃음) 한국어로 노래할 때는 아직까진 발음이 약간 신경 쓰여서 자신감이 조금 없더라고요. 우리 노래는 괜찮은데 다른 아티스트분들 노래를 부를 때 너무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없애려고 녹음 전까지 엄청 연습을 하고 가요.

-친하게 지내는 일본 출신 K팝 아이돌이 있나요.

▶케플러 마시로짱이랑, 르세라핌 사쿠라짱이랑 연락해요. 다른 언니들 얘기 들어보면, 명절에는 가족을 보러 갈 수 없는데 혼자 있으면 쓸쓸하니까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물 건너온 아이돌】 빌리 츠키 편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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