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없애고, 중간배당하고'..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들
2024.03.23 08:00
수정 : 2024.03.23 08:00기사원문
사업 삭제하는 태광, 중간 배당하는 에코프로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오는 2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리는 제63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 목적에 포함했던 모 방적 및 모직물 제조, 전자제품 및 전기제품 제조, 목제 케비넷 및 가구 제조업,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영 관련업, 전산기기 판매업 등을 삭제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태광산업은 현재 해당 사업을 하지 않는 상태로, 이들을 명확하게 제거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다뤄지는 사업목적 변경(삭제) 건은 기존에 영위하지 않던 사업을 삭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국내외에 지점, 출장소, 사무소 및 현지법인 을 둘 수 있다'는 안건도 냈다. 기존 정관에 있던 '지점과 출장소'를 '사무소, 현지법인'까지 확대한 것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향후 회사 확장을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배당을 신설하는 곳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6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회의 결의로 일정한 날을 정하여 그 날의 주주에 대하여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는 정관 변경의 건을 신설했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아직 시점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주주가제 제고를 위해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신사업 추가도 '트렌드'...항공부터 에너지까지 '다양'
이밖에도 신사업을 추가한 중후장대 기업도 상당수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와이파이 도입을 위해 '기간통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현재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티웨이항공 설명이다.
대한전선은 기존 사업에 더해 해상화물운송사업·선박대여업·수중, 준설공사업·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운수 및 창고업·항만시설유지관리업·항만중개업·발전업·신재생에너지 사업·해저케이블 제조, 시공, 유지보수업 등을 추가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해당 안건 변경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포설선 인수 및 운용을 통해 해저케이블 시공능력을 확대하고 해상풍력 분야의 종합 설계·조달·시공(EPC) 업체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전선은 최근 포설선 인수 금액인 500억원을 넘어서는 510억원 가량의 용선 계약을 맺기도 했다. 용선은 화물 운송 등을 위해 배를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에너빌리티도 26일 열리는 주총에서 항공기 엔진 제작과 각종 엔진·추진체 보조기기류 부분품 제작, 정비, 판매 및 서비스업을 추가한 정관 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처럼 상당수 중후장대 기업들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은 빠르게 변하는 산업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자 할 것"이라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