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관식' 직후 모스크바 테러로 60여명 참변...美 "사전 경고했다"

      2024.03.23 14:25   수정 : 2024.03.23 15: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각) 무차별 총격 테러가 벌어져 최소 62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다쳤다.

이날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콘서트 직전 난입해 관객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최소 62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최소 146명으로 집계됐다고 알렸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중 일부는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건 현장인 크로커스 시티홀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모스크마시 바깥이지만 크렘린궁과의 거리는 20km에 불과하다.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해 '현대판 차르'에 오른 지 며칠 만에 사실상 모스크바 심장부가 뚫린 테러에 노출된 셈이 됐다.

약 6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에서는 이날 저녁 러시아 유명 록밴드인 피크닉(Piknik)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다. 테러범들이 도주한 뒤 크로커스 시티홀 건물에선 대형화재가 발생해 지붕 일부가 무너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비상사태부 당국자를 인용해 크로커스 시티홀을 공격한 건 자동화기를 든 군복 차림의 괴한들로, 최소 2명에서 5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2004년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 사건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꼽히게 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수사에 나섰다.

美 "러시아에 사전 경고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을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AFP 통신은 IS 측 배후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는 것으로 미국 당국자들은 믿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입수,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 인근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격테러가 알려진 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왓슨은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미국 정부는 '경고 의무'에 관한 정책에 따라 러시아 당국에도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7일 주 러시아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모임을 대상으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백악관은 앞서 미 대사관의 성명이 이번 테러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미 대사관의 경고에 관한 질문에 "이번 사건을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가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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