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 감독·작가가 밝힌 '재벌 수사기'…"시즌2 의지 커"

      2024.03.26 08:58   수정 : 2024.03.26 08:58기사원문
SBS '재벌X형사' 스틸컷


SBS '재벌X형사' 김재홍 감독


김바다 작가/ 사진제공=SBS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가 지난 23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재벌X형사'는 철부지 재벌 3세 진이수(안보현 분)가 강력팀 형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플렉스 수사기를 그린 드라마로, 재벌 진이수가 강력 1팀과 함께 수사를 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재벌X형사'는 재벌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한 재미와, 진이수와 그의 의붓형 진승주(곽시양 분), 아버지 진명철(장현성 분) 사이에 얽힌 지독한 관계성을 그려내면서는 과연 '핏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거운 고민까지 담아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재벌X형사'는 일찌감치 시즌2 제작에 돌입했으며, 기존의 배우들 역시 대거 시즌2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재벌X형사'를 연출한 김재홍 감독과 극본을 쓴 김바다 작가는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이들이 '재벌X형사'를 만들어가면서 어떤 이야기를 그리려 했는지를 들어봤다.

-'재벌X형사' 흥행에 대한 소감을 전한다면.

▶(김재홍 감독) 저희 '재벌X형사'를 재밌게 봐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즐겁고 행복한 과정에서 '재벌X형사'에 참여한 모두가 온 마음을 다해 제작에 임했는데, 행복한 결과까지 얻게 되어서 감개무량한 마음이다. 다시 한번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바다 작가) 정말 기쁘다.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내 작품이 사랑을 받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다. 두 달 동안 행복했다.

-'재벌X형사'연출(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김재홍 감독) '편안한 유쾌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벌X형사'의 '철부지 재벌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돈에는 돈, 빽에는 빽' 플렉스 수사기'라는 로그라인에 맞게 아주 유쾌하고 통쾌한 사이다 수사물로서의 장르성과 재벌 3세 형사 진이수의 플렉스함을 잃지 않는 동시에, 보기에 조화롭고 편안해야한다는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재벌X형사'를 연출적으로 돋보이게 만들기보다는 '1시간 동안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유쾌한 추리수사물'로 만들고 싶었다.

-'재벌X형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김재홍 감독) 제가 정의한 '재벌X형사'의 장르는 '아주 웃기고 이상한, 인간적이면서 훌륭한 이야기'다. 철부지 재벌 3세 진이수가 형사가 되어 벌어지는 코믹 추리 수사물인 동시에, 이강현(박지현 분), 박준영(강상준 분), 최경진(김신비 분)을 필두로 한 형사들, 그 외 모든 인물들이 각자가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벌X형사'를 보시는 분들도 시청하는 시간 동안에는 '아주 웃기고 이상한 드라마였어, 그런데 왠지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기분이야'라는 생각을 하시길 원했다.

▶(김바다 작가) 대단한 주제랄 것은 없다만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있었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수 있고, 내 생각이 다 옳지는 않다는 그런 것들이다. 그래서 밉상이던 2팀의 안팀장(김결 분)이 강현의 편이 되고, 비열해 보였던 이기자(서동원 분)가 선을 지키는 사람으로 밝혀지고, 이수를 덮어놓고 미워하던 준영이 이수와 친구가 된다. 귀엽기만 했던 경진이 위급한 상황에서 누구보다 먼저 결단을 내리고 총을 쏜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12부를 가장 좋아한다. 철없어 보이는 재벌 3세가 형사로서 성장하는 콘셉트 자체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강현의 대사도 그런 의미였다.

-한수그룹의 세 남자, 진이수, 진명철, 진승주의 관계성이 어떻게 보면 극의 흐름을 이끄는 가장 뼈대 중의 하나였는데, 이 세 사람의 관계성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나 이들이 서로에 대한 어떤 감정적 케미스트리를 가지기를 바랐나.

▶(김재홍 감독) 개인적으로 진이수, 진명철, 진승주의 관계성은 '혈통'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진명철과 진이수는 친부자관계이지만 혼외자식이고, 진명철과 진승주는 친부자는 아니지만 표면적으론 혈연관계, 이수와 승주는 배다른 형제지만 실제로는 피를 나눈 친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인데, 이렇게 복잡하고 얽히고 설킨 관계의 모든 근원은 '혈통' 때문이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을 정리했던 적이 있다. 명철이 진심으로 사랑하던 선영(이시아 분)과 헤어지게 된 이유, 조희자(전혜진 분)와 결혼을 하고 친아들이 아닌 승주를 아들로 받아들인 이유도 한수그룹이라는 명예를 얻기 위함이었고, 승주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도 한수그룹을 가져야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단순히 재벌기업의 오너 자리를 얻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오름으로써 얻게 되는, 모든 혈통으로서의 인정과 생존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진명철은 결국엔 혈통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 혈통을 버리는 쪽을 선택했고, 진승주는 본인에겐 혈통이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혈통을 스스로 얻는 쪽을 선택했다. 진이수에게 진정한 혈통은 친엄마인 선영, 혼외자식이지만 피로 연결된 친아버지 명철, 그리고 실제로 피로 연결된 사이는 아니지만 의붓형 승주가 있었던 셈이다. 극의 끝에는 결국 이수에게 '혈통'이라고 부를 만한 관계는 모두 사라지게 되었지만, 강력 1팀이 대신 그 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진이수, 진명철, 진승주 세 부자가 혈통 때문에 벌어지는, 엇갈린 비극의 관계성을 그려보고자 했다.

-재벌과 형사라는 어떻게 보면 서로 결이 다른 부분을 맞추기 위해 다소 만화적인 설정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진중한 에피소드와 유쾌한 에피소드의 어떻게 톤을 맞추려고 했나.

▶(김재홍 감독) '철부지 재벌 3세가 형사가 된다'는 설정이 신선하지만 만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가 다분했다. 또 이수가 강력1팀으로 들어오고 난 이후에는, 이수의 '변칙수사'와 1팀의 '원칙수사'가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는데, 여기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수가 워낙 만화적인 캐릭터라, 이수는 이수스럽게 화려하고 자유분방하게 가되, 형사들 라인에서는 진짜 같은 생활감을 내려고 했습니다. 형사들의 수사 방식과 자료들에서 고증을 신경 썼고,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미술적인 장치들을 활용했다.

-시즌2 제작은 어떻게 이뤄지나.

▶(김재홍 감독) '재벌X형사'는 제게 아주 선물 같은 작품입니다.
저와 작가님도 '재벌X형사'에 아주 큰 애정을 가지고 있고, 함께 참여하신 배우, 스태프들도 시즌2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크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덕분에,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재벌X형사' 시즌2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한층 더 깊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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