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세감면 77조…민생, 역동경제 조세지원 방점
2024.03.26 15:04
수정 : 2024.03.26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업의 혁신 생태계 강화, 민생안정 등을 위해 정부가 올해 깎아주는 국세가 7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둔화로 국세 수입 총액이 줄면서 국세감면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24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조세지출은 특정 분야에 혜택을 주기 위해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을 풀어 돈을 지출하는 예산지출은 아니지만 세제상 특혜를 통해 예산지출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세감면액 전망치는 77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69조5000억원(추정)보다 10.9%(7조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국세 수납액과 지방소비세액를 합한 국세수입은 지난해(369조1000억원)보다 25조8000억원 증가한 394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법인세가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이어서 올 세수도 정부 예상보다 적게 걷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국세수입 총액 규모는 지난해 대비 증가했지만 2022년(422조9000억원) 대비 떨어지면서 국세감면율은 16.3%로 2년 연속 법정 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감면율은 국세감면액과 국세수입총액을 더한 금액에서 국세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16.3%는 국가재정법상 국세감면 한도(직전 3개년도 평균 국세감면율+0.5%p)인 14.6%보다 1.7%포인트(p) 높다. 국가재정법은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 한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국세 감면액 규모 자체는 최근 5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라면서도 "지난해 국세수입이 많이 감소하면서 국세감면율은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기회복 흐름에 따라 세수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대외경제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 조세지출 관리를 강화한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선 과세 형평성을 위해 조세지원의 합리성을 높일 계획이다. 제도 신설 땐 기존 조세지출 축소·폐지방안과 예산지원과의 중복 지원 여부 등을 중첩적으로 확인하는 등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제도를 새로 만들 때도 원칙적 최저한세 적용과 중복 지원배제 등을 통해 과도한 조세지출을 방지한다. 예비타당성평가 면제는 경제·사회적 대응을 위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 등에 한정한다.
이와함께 조세특례 적용요건은 엄격하게 운용하고 경제적 실질에 맞는 법적용을 통해 조세지원 남용을 방지한다. 지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감면율, 공제율 등 세제지원은 폭이 적정수준을 유지하도록 지속 검토한다.
원칙적으로 일몰도래시 재분류 대상에 포함하되, 일몰이 없는 제도는 3년간 나눠 재분류한다.
정비가 어려운 비과세·감면제도가 조세지출 범위에 포함돼 조세지출 관리 성과가 제한되지 않도록 실제 관리 가능한 비과세·감면제도 위주로 중점 관리할 방침이다.
예산지원과 중복지원 방지, 역할분담 강화에도 나선다. 고용 등 주요 분야부터 중복지원 여부를 점검하고 세제와 예산 간 역할 분담 방안을 마련한다. 부처 책임성 제고를 통한 자율평가 내실화도 추진한다.
특히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히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육아친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은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육아친화기업에 대한 통합고용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지출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를 실시한다.
또 일반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분에 대해 세액공제율을 1년간 10%p 한시 상향하는 방안도 타당성 평가를 시행키로 했다. 이와함께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고 연간 감면액이 300억 원 이상인 조세지출 7건에 대해선 성과분석 및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조세지출 운영방향은 혁신생태계 강화, 민생안정 및 사회이동성 제고 등 역동경제 구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