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건의료, 안보와 같은 반열" 과감한 재정 투자 나선다

      2024.03.27 14:45   수정 : 2024.03.27 14: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나 치안과 같은 국가 본질기능으로 보고 재정 투자 중점 분야에 '필수의료 지원'을 포함한다.
'보건의료=안보·치안' 예산 투자 강화한다


27일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 등 국가 본질 기능과 같은 반열에 두고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 재정투자 중점 분야로 필수의료 분야 육성 및 지역 거점병원의 공공성 확대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 및 필수의료 위기 상황이 사회 이슈로 떠오른 만큼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특히 중점 투자 방향에 맞춰 의료개혁 5대 핵심 재정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재정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5대 사업에 따라 전공의 수련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공의 수련 내실화와 처우 개선을 통해 전문의를 양성하고,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우선순위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의대 증원에서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난 지역 거점대학에 대한 투자도 집중된다. 정부는 또 지역의료 발전기금을 신설하고, 어린이병원이나 화상치료, 수지접합 등 필수의료 기능 유지를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지역의 거점병원과 강소병원을 육성·지원하고, 지역 내 인력 공유체계 구축과 지역의 의료기관 간 연계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겠다"며 "저출산이나 질환 특성상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나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사후보상 확대 등 새로운 보상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 정책 투자의 우선순위를 논의하는 대화의 자리에 참여해 주시기를 의료계에 제안한다"며 "정부는 무너져가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건보재정 지속성 강화 "외국인 무임승차 막는다"

이날 중대본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운영 방향도 논의됐다. 정부는 의료개혁 과제 이행을 위해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건보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급여 재평가를 해 기존 급여항목 중 효과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항목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 기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도 막는다. 정부는 다음 달 3일부터는 부모, 형제·자매 등은 6개월 이상 체류해야만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게 하는 등 외국인 건강보험 기준을 강화한다. 그간 외국인 가입자의 피부양자는 국내에 일정 기간 체류하지 않아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어 보험료 납부 없이 쉽게 의료 이용을 할 수 있었다.

또 오는 5월 20일부터는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 자격을 도용해 진료받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타인 자격을 훔쳐 진료받은 사례는 약 4만4000건으로, 10억6000만원을 환수했다. 올해 7월에는 연 365회를 초과해 병원 외래 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90%로 올린다.


박 차관은 "현재 누적 적립금 28조원을 활용하고, 여러 재정 안정화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건보료 인상 없이도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과감한 재정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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