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명가가 만든 올레드 TV... 'AI 두뇌'부터 달랐다
2024.03.28 11:00
수정 : 2024.03.28 11:00기사원문
"인공지능(AI) 가전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메모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알고리즘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LG전자는 30년 전에도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이 보유했고, 최고의 기술을 축적해왔다. 누구도 LG 올레드 TV를 흉내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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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27일 열린 '2024년형 LG 올레드 TV AI 기술 시연회'에서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은 '알파11 프로세서'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현존 유일한 올레드 전용 반도체 '알파11 프로세서'는 기존 제품인 알파9 대비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기반으로 그래픽 성능은 1.7배, 프로세싱 속도는 1.3배 더 빨라졌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했다.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AI를 위한 AI가 아니라, 고객의 행동과 감정까지 이해하는 공감지능을 우리 제품에 하나씩 녹이면서 고객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연한 알파11 프로세서는 LG전자의 '공감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초개인화시대를 맞아 가족 구성원 간에도 서로 다른 취향을 맞춰주고 기억해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역시 '화질 향상'이다. AI 딥러닝을 활용해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화면 내 중심 개체를 입체감 있게 강화한다. 업스케일링을 통해 선명도를 높이고 노이즈는 줄인다. 제작자가 의도한 감성을 고객에게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보이스ID(성문인지)'와 '화질마법사'가 차지했다.
보이스ID는 고객이 음성을 등록해놓으면 AI가 사용자의 목소리에 반응해 화질 취향과 콘텐츠 추천을 변경하는 서비스다. 음성의 가장 낮은 주파수를 인지하는 기술로, 23개 외국어와 한국 사투리에도 반응한다.
화질 마법사는 자신이 선호하는 화질을 클릭만 하면 AI가 8500만개의 경우의 수를 딥러닝 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화질을 제공한다.
허승현 LG전자 AI 서비스 개발팀장은 "LG전자 TV 운영체제인 웹(web)OS는 1대 당 최대 10개의 아이디를 등록할 수 있다"며 "가족 구성원 간에도 스포츠와 드라마 등 선호 콘텐츠가 다를 수 있는데, 알파11은 목소리만으로 초개인화를 실현해 사용자에게 공감경험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알파11이 시청경험 강화는 화질뿐 아니라 음향에서도 돋보였다. 기존 2채널 음원을 가상의 11.1.2 채널로 변환해 주는 '멀티채널 업믹싱' 기술이 적용됐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콘텐츠는 비행기 소리와 폭탄 터지는 소리가 거리에 따라 다르게 들리며 실제 전쟁터에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영상 속 자동차 소리 등 배경음에 묻힌 등장인물의 음성을 또렷하게 들려주는 기능도 처음 적용됐다.
정 연구소장은 "우리 부모님들이 목소리를 키워놓으면 자식들이 와서 다시 소리 설정을 바꿔놓는 데, 보이스ID가 적용되면 부모님들이 항상 또렷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라며 "TV가 얼마나 고객한테 공감지능으로 다가가느냐에 앞으로 TV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