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선 누구나 걸리버가 된다? 궁금하다면 '레고랜드'로 가보세요
2024.03.29 04:00
수정 : 2024.03.29 08:39기사원문
【춘천(강원)=장인서 기자】 덴마크 태생의 블록 장난감 '레고'는 손으로 부리는 마법 도구다. 머릿속 작은 상상에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를 더하면 집과 사람, 자동차, 장미꽃 한 송이까지 온갖 사물이 뚝딱 만들어진다. 창작에 깊이 몰입하는 동안 성취감과 자신감을 선물로 얻는다.
지도를 펼치면 시작되는 모험
28만7600㎡(약 8만7000평) 규모로 조성된 레고랜드는 총 7개의 테마 구역과 40개 놀이기구, 3000만 레고 브릭으로 조성됐다. 서울에서는 차량으로 2시간 남짓 거리다. 주변에 휘황찬란한 관광시설이 없는 탓에 외딴섬에 깜짝 숨겨진 장난감 요새 같다. 멀리 보이는 산세를 배경 삼아 빨강, 노랑 파랑, 오렌지 등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레고 건축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문 간판이 달린 메인 게이트에 들어서면 디귿자 모양 필로티 구조의 레고랜드 호텔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첫번째 테마 구역인 '브릭스트릿' 존으로, 호텔을 포함해 대규모 레고 캐릭터 매장인 '빅샵', 유모차와 웨건, 휠체어를 빌릴 수 있는 대여소가 이곳에 있다. 입구에 비치된 한·영문 파크 가이드 맵을 펼치면 전체 시설을 꼼꼼히 파악할 수 있다. 일러스트풍으로 그려놓은 지도를 보며 보물찾기 하듯 구석구석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프렌즈·닌자고·파이러츠·킹덤 등 4개 테마로 구성된 호텔은 휴식은 물론 엔터테인먼트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형 리조트로 설계됐다. 크기와 위치에 따라 프리미엄, 스위트, 디럭스 스위트로 나뉘며, 아이들을 위해 전 객실에 2층 침대가 포함된 별도 침실이 있다. 화장실 문턱을 없애고 안전바 등을 설치한 장애인 친화 객실도 운영한다. 수백 개의 레고 캐릭터를 관람할 수 있는 '미니 피규어 월'과 280석 규모 브릭스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라인 라운지 바, 수심 0.6m의 유아용 실내 수영장인 '워터 플레이', 다양한 레고 기념품을 판매하는 '리틀 빅샵'도 만날 수 있다.
온몸으로 즐기는 '레고 시리즈'
5월 5일 어린이날에 개장한 레고랜드의 핵심 고객층은 만 2~12세 어린이 동반 가족 고객들이다. 레고 IP로 활용 가능한 모든 비주얼 아트와 놀이시설,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설 및 콘텐츠별 이용 난이도가 다른 만큼 투어 구성이나 순서, 체류 시간 등을 방문객 취향대로 계획할 수 있다. 무한 조합이 가능한 레고 같은 여행인 셈이다.
호텔 건물을 통과하면 본격적인 파크 탐방이 시작된다. '브릭풀 스프링 페스타'를 알리는 플라워 콘셉트 포토존이 화사한 얼굴로 손님들을 반겨준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 여기저기 눈 둘 곳이 많다. 포토존 뒤편으로 보이는 '미니랜드'를 기준으로 남서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브릭토피아', '레고 캐슬',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시티' 테마존이 차례로 펼쳐진다.
호텔과 가까운 브릭토피아에는 춘천시를 내려다보는 43m 높이 레고랜드 전망대를 비롯해 브릭파티(회전목마), 듀플로 익스프레스·스플래쉬, 디스코 스핀 등 인기 라이드와 어트랙션이 몰려 있다. 아울러 마스터 빌더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실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레고 캐슬은 오랜 역사를 지닌 '레고 캐슬 시리즈'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중세 분위기가 물씬 나는 나이츠 킹덤 성에 사는 레드 드래곤을 피해 달아나는 콘셉트인 드래곤 코스터를 비롯해 왕실 호위대, 멀린의 마법 열차 등이 인기다.
레고 닌자고 월드는 인기 테마 시리즈 '닌자고'의 세계관으로 채워졌다. 4D 다크라이드 놀이기구인 레고 닌자고 더 라이드, 불의 원소를 다루는 레고 닌자 카이를 주인공으로 한 놀이기구인 카이의 파이어 스피너 등이 대표적이다. 해적의 바다에서는 해적선 모양의 배에 탑승해 물총 놀이를 즐기는 스플래쉬 배틀,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위를 항해하는 듯한 앵커스 어웨이, 게임형 AR 어트랙션인 트레저 헌트 등을 즐길 수 있다.
레고시티·미니랜드로 세계관 확장
신나는 액티비티를 즐긴 후에는 레고시티로 이동해보자. 현대 사회를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테마존으로, 공항과 경찰서, 항구 등 도시 하나를 통째로 여행할 수 있다. 총 497석 규모 팰리스 4D 시네마에서는 다양한 미니 피규어 캐릭터의 모험을 주제로 만든 '레고 무비' 시리즈를 볼 수 있고, 파이어 아카데미에서는 소방관으로 변신해 화재 진압을 배울 수 있다. 또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교통 수칙이 담긴 안전 비디오 교육을 받은 어린이 운전자가 시속 4㎞인 전기 자동차에 탑승해 직접 운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레고시티 내 도로를 안전하게 완주한 어린이에게는 면허증도 발급해준다.
중앙부에 위치한 미니랜드는 레고랜드 운영 국가의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작은 크기로 재현한 야외 전시 구역이다. 리조트 건설에 사용된 레고 브릭 3000만여개 중 700만개 이상이 미니랜드 제작에 쓰였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서울과 여의도, 경복궁, 템플, 강원, 제주, 해운대, 부산 등 8개 주제로 국민에게 익숙한 랜드마크를 레고 브릭으로 실감나게 재현했다. 청와대와 경복궁, 국회의사당, 63빌딩, N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등 실물과 꼭 닮은 모습이 SNS에서도 인기다.
한편, '브릭풀 스프링 페스타' 기간 동안 레고랜드는 봄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시그니처 공연인 '마이크, 에이미 레츠고 파티고 공연'을 비롯해 레고 프렌즈·닌자고 테마 관련 이벤트, 플라워 팝업 마켓 등을 연다. 올해는 계절에 따라 4개의 시즌 테마와 40개 이상의 쇼, 레고 IP를 활용한 특별 식음 메뉴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