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물가”..한국 사과·감자·바나나 값, 세계 1위

      2024.03.30 16:06   수정 : 2024.03.30 1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식료품 물가 잡기가 총선의 주요 이슈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우리나라 사과 가격이 주요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은 사과 가격은 물론 주요 식료품의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야당은 치솟은 물가를 근거로 '나라경제가 엉망진창이 됐다'고 날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주요국 가격 통계 비교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의 사과 값은 1㎏ 기준 6.82달러(약 9124원)를 기록해 다른 95개 나라들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사과값이 치솟은 배경은 1차적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결과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 감소해 39만4000t에 불과했다.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자 공급이 줄었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사과값은 일반적으로 한국보다 물가가 높다고 알려진 일본, 미국, 싱가포르보다도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 4위(5.31달러) △일본 7위(4.50달러) △싱가포르 8위(4.21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고 알려진 스리랑카(2위·6.43달러)보다도 한국이 비쌌다.

사과가 아닌 다른 농산물 가격도 줄줄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바나나(1㎏당 3.45달러) △감자(3.94달러) 등도 1위다. 토마토(5.47달러)와 양파(2.96달러)는 2위였다.

식료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치솟자 11일 남은 총선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물가’ 문제가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사과의 경우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의 먹거리 물가 부담 완화 대책이 시행되면서 최근 2주간 대파 가격은 25.8% 떨어졌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실태점검단을 꾸리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 변화율’에 따르면 29일 기준 사과 가격은 2주 전 평균 대비 14.3%, 대파 25.8%, 오이 26.4%, 딸기 15.2% 떨어졌다. 한우는 같은 기간 15.0%, 닭고기도 각각 1.9% 하락했다. 갈치는 20.0%, 고등어는 6.7%, 참조기와 명태가 각각 6.2%, 9.1% 하락했다.

정부는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대상에 전통시장도 추가할 방침이다.
정부(aT) 직수입 과일을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망고, 체리,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 등 총 11종으로 확대해 6월말까지 5만t을 할인 공급한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만원으로 밥 한 끼는커녕 사과 한 알 겨우 살 수 있다”면서 “아르바이트 1시간 했더니 사과 한 알을 준다.
나라 경제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됐다”고 강조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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