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신탁·자문 제도 개선해 은행이 금융솔루션 제공"
2024.04.01 16:44
수정 : 2024.04.01 16: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은행산업 발전을 위해 비금융 분야로의 진출, 은행의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1일 말했다.
조용병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달개비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5대 시중은행장, 광주은행장과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은행이 무엇을 해야 할지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다. 1·4분기도 지나고 해서 은행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제도 개혁을 할지 논의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 여부에 대해 조 회장은 "아무래도 금융권에서 미래에 대한 규제를 건의할 수 있다"라며 "금산분리라는 거창한 것보다도 금융과 비금융과 관계, 그 다음에 부수(겸영 업무) 등 얘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규제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서 은행 등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 지분을 일정 비율 초과해 가질 수 없도록 하고, 또 비금융주력자(일반 기업)이 은행 등 금융회사 지분을 일정비율 이상을 가지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은행권은 금산분리 규제로 핀테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진출이 어렵고, 비금융 분야와 융합이 어려워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제시해왔다.
금융당국에서는 당장 공정거래법,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법 개정보다는 은행에 겸영·부수업무(예적금·대출 등 본업무 외 업무)를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에서도 은행을 통한 금융-비금융 융합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은행이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조 회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이 '국민 편익' 관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면서 "신탁이나 자문 등 기존 자산관리 관련 제도를 국민의 자산형성에 유익한 방향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갈지, 은행은 종합적인 금융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어떤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민관이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제도개선 TF에서도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 추천 △신탁업 혁신을 통한 종합재산관리 서비스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TF에서 논의한 것이 많기 때문에 좀 되짚어 볼 것"이라며 "앞으로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장, 광주은행장이 참석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경영 환경이 변하니까 기업도 변하고, 은행이 그에 맞춰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해 은행들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며 자율배상에 나선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ELS 사태는 소비자보호 제도 자체의 보완 필요성 외에 은행들의 영업행태와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임원별 내부통제 관리 범위를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를 언급하며 "책무구조도가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통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