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 핫한 '전주 을'…자극적인 공약
2024.04.01 11:29
수정 : 2024.04.01 11: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북에서 다자구도를 보이는 전주 을 선거구에 관심이 쏠린다.
후보마다 자신의 강점과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차별화된 공약을 첫 번째로 내세워 '맹탕 선거'로 전락한 전북지역 총선에서 유일하게 활기를 띠고 있다.
1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 총선을 앞두고 각 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친 뒤 본격 경쟁 중이다.
전북에서는 전주 을 선거구가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해당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국민의힘 정운천, 진보당 강성희, 자유민주당 전기엽, 무소속 김광종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쥔 이성윤 후보, 해당 지역구 의원을 지낸 재선의 정운천 후보, 현역 의원인 강성희 후보가 3자 경쟁구도를 만들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성윤 후보는 인지도가 높고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강점이고, 지역 현안에 어둡다는 점이 약점이다. 정운천 후보는 오래도록 지역에 머문 정치인이고 현안에 밝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국민의힘에 반감을 가진 지역정서를 극복해야 하는 약점이 있다. 강성희 후보는 현역 의원 프리미엄에 진보당의 적극 지원을 받는 것이 강점이고,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3명의 후보는 저마다 정체성이나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려 중도 유권자들은 자연스레 공약에 눈이 간다.
이들의 1호 공약은 이성윤 '헌법재판소 전주 이전', 정운천 '전주-완주 통합', 강성희 '검찰청 해체'다. 또 1호 법안으로 이성윤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 정운천 '대도시광역교통망법 개정', 강성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꼽았다.
이성윤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법 관련 최고 지위를 가진 헌법재판소 이전을 첫 공약으로 정해 이목을 끌고 있다. 나아가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내세운 강수를 두고 있다.
정운천 후보의 공약과 법안은 상대적으로 지역 친화적이다. 오래도록 해묵은 지역 숙원이지만 그만큼 민감한 문제인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고, 1호 법안도 지역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대광법 개정에 초점을 맞췄다.
강성희 후보는 검찰청 해체라는 급진적인 공약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반검찰 정서를 가진 유권자를 자극하고 진보당 정체성에도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 탄핵까지 1호 법안으로 꼽는 등 초강수를 두며 이목을 끌고 있다.
오래도록 민주당 계열 정당이 절대강세인 전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추천이 끝난 뒤 총선 열기가 가라앉는 분위기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지역이라 국민의힘을 포함한 다른 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전주 을 후보들이 전북에서 거의 유일하게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공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역정가 한 인사는 "전북 총선은 사실상 끝난 거 같다. 이번에도 (민주당) 일당독주가 지속되는 모양새"라며 "그나마 전주 을이 경쟁 구도가 있어 볼만 한데, 공약이 자극적이기만 할 뿐 실현 가능성과 지역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