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조심판특위' 맞불...'정권심판론' 판세 바꾸나
2024.04.01 17:24
수정 : 2024.04.01 17: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강조하며 범죄 세력 척결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권심판론'을 간판 구호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에 맞불을 놓아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이조심판론'으로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이조 심판 특별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신지호 이조 심판 특위 위원장은 "김 후보 배우자가 동작구 구의원 법카를 유용했다는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며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의혹을 제기한 2022년 9월20일 제 배우자는 병원 진료를 보고 있었고, 이미 '진료확인서'를 통해 이 사실을 입증했다"며 "의혹 제기는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증거도 없는 악의적 비방에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범야권 후보들의 불법 재산 증식 의혹, 사기 대출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면서 중산층 및 부동층이 민감해 하는 '불공정 이슈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여당이 이처럼 이조심판론을 꺼내든 것은 이재명·조국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고 검사 출신 이력, 준법 이미지를 대비시켜 전통적인 지지층 결속과 동시에 중도층 흡수 전략으로 읽힌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운동권 청산' 프레임을 내세웠지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운동권 출신들이 컷오프 되거나 조연으로 전락하면서 사실상 힘을 잃은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달 28일 "이 대표나 조 대표 같은 범죄 관련자들을 정치에서 치워버릴 것"이라며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게 바로 범죄자 연대 심판이고 이조심판" 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야당은 "후보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라며 무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 취소가 쉽지 않고, 재산 논란의 경우 중도층 표심까지 흔들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당 차원의 적극 대응을 피해 더 큰 파장을 막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문석, 공영운 후보에 관한 질문에 “사안을 대할 때 저희들이 임해 온 취지로 본다면 각 후보의 대응을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보고있다"며 "공천에서 검증의 문제가 있거나 서류를 잘못 낸 사안이면 당 차원의 대응을 하겠지만, 그런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들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선거전에 돌입한 뒤 이런 사안이 제기돼 당으로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선거를 8~9일을 남기고 (공천 취소)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면 후보 당사자를 포함해 선거 국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