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김서현까지 가세 … '탄탄' 한화 마운드, 가을야구 위한 뎁스 구성됐다
2024.04.02 08:20
수정 : 2024.04.02 11: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그 팀이 가을야구를 위해 싸울만한 자격이 있는 팀인가는 어떤 부분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지표가 있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선발과 구원 등 마운드의 두께이다. 투수진의 층위가 얇은 한국에서는 마운드가 한 번 무너지면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가을을 꿈꿀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선발진은 언제 어디에서 부상자가 나올지 모른다. 그런측면에서 6명의 선발 투수가 돌아간다는 것은 한화에게 큰 힘이다. 실제로 4월 1일 기준 한화 선발진은 리그 다승 1위(6승 1패), 평균자책점 2위(2.57)에 올랐다.
작년 고심 끝에 재계약을 선택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2경기 2승 평균자책점 3.09), 리카르도 산체스(1경기 1승 평균자책점 1.59)와 문동주(1경기 1승 평균자책점 3.60)가 작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않고 순항 중이다. 여기에는 1선발 류현진의 존재가 매우 두드러진다. 아직 복귀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2경기 평균자책점 3.72로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에이스의 귀환이라는 류현진의 존재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영건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효과도 크다.
여기에 김민우와 황준서의 '깜짝' 등장으로 한화 로테이션의 깊이는 한층 두꺼워졌다.
김민우는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를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묶고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 데뷔 10년 차인 김민우가 시즌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챙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에는 어깨 근육 파열로 시즌을 일찌감치 끝냈던 불운을 말끔하게 씻어낼 기세다.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는 지난달 31일 데뷔전에서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고졸 신인의 데뷔전 선발승은 KBO 통산 14번째로 한화에서는 2006년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다.
황준서는 최고 구속 149km에 커브, 스플리터 등을 앞세워 향후 한화의 선발진 한 축을 맡을 미래임을 공고히 했다. 황준서는 고교 시절에도 봄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2학년 당시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한 황준서는 작년에도 봄까지는 장현석(LA 다저스)에 필적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따라서 아직 체력적으로 떨어지지 않은 시즌 초반은 황준서에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가장 큰 기회다. 2주일에 최대 2번 정도 돌아오는 6선발 역할이라면 현 시점에서 그에게는 최상의 롤이다.
선발진 만큼이나 불펜에서도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 한화 구원진은 팀 홀드 3위(5개), 평균자책점 3위(4.03)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5경기 평균자책점 1.96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주현상은 올해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 핵심이 되고 있는 선수가 한승혁이다. 재작년 11월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된 한승혁은 매력적인 선발 후보로 평가됐으나 지난 시즌 기대를 밑돌았다.
작년 선발 등판한 7경기에선 승리 없이 2패 21⅔이닝 평균자책점 7.06, 구원 등판한 14경기에선 1홀드 1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5경기에 구원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루키 시즌을 아쉽게 보낸 김서현도 지난달 31일 첫 등판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김서현은 지난 31일 황준서의 뒤를 이어받아 2이닝 무실점 퍼펙트 승리를 기록했다. 김서현의 가세는 큰 힘이다.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이런 선수가 중간에 받쳐준다는 것 자체가 한화에게는 큰 힘이다.
선발진과 불펜진에서 작년에 비해 탄탄해진 뎁스는 한화가 가을야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생겼음을 증명한다.
여하튼 144경기에서 시즌 중간 무너지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마운드이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