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이란 간부 사망… 중동확전 치닫나
2024.04.02 18:21
수정 : 2024.04.02 18:21기사원문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이 공습을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3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 공습이 이스라엘 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명망 있는 고위 장교인 모함마드-레자 자헤디 준장이 사망하면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침공으로 시작된 중동지역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위험이 높아졌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하고 라파지역 지상전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을 도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레바논, 시리아 등 이스라엘 주변국 이슬람 무장단체를 지원하면서 이스라엘과 간접적으로 맞서고 있다. 이른바 '저항의 축'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 대사관 공습으로 이란에 직접 맞서겠다는 3의지를 보임에 따라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란까지 개입하는 중동전으로 확산되면 미국이 결국 이스라엘을 다시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공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이란 대사관 공습은 휴전협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란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 1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무장단체가 요르단 주재 미군 기지를 드론으로 공습해 미군 3명이 목숨을 잃자 미국과 긴장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양측이 1월 간접 협상에 나섰고, 양측 모두 긴장완화 의지를 보였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프로그램 책임자 사남 바킬은 "이번 공습은 이란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발"이라고 평가했다. 바킬은 이스라엘은 하마스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저항의 축'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미국과 직접 갈등은 피하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는 했지만 이번 대사관 공습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킬은 이란이 원하지는 않지만 갈등에 직접 개입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평소처럼 이번에도 이란 대사관 공습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번 대사관 공습은 올들어 시리아 주재 이란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4번째 공격이다. 이번 공습 이전 3차례 공습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 최소 6명이 숨졌고, 군사고문관 1명이 살해됐다.
이번 공습으로 숨진 자헤디 준장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외작전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고위 장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