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위기론에 "뭉쳐야 산다"..'내편 네편' 따로없다
2024.04.04 06:00
수정 : 2024.04.04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보수진영 인사들이 지금까지 불리한 흐름을 타고 있는 4·10 총선 판세를 막판 뒤집기 위해 단일대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5~6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주요 격전지에서 초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보수층 응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도층 끌어안기를 위해 전열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막판 깜깜이 선거 앞두고 집토끼-산토끼 동시 공략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이 4·10 총선 막판 단합에 집중하며 지지층 결집 읍소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최근 유세 현장에서 정부와 원팀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부각하고 있다. 일부 당 후보가 의료대란 장기화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당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나 탈당을 요구하는 등 윤 정부와 차별화를 꾀했던 그간의 당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선거일을 불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가뜩이나 여권에 불리한 선거구도에서 '내부 분열'은 필패를 초래할 것이란 위기의식이 공유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최근 각 지역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충분히 평가받고 이어가야 한다"며 한·미·일 공조 완전 복원, 원전 생태계 복원, 화물연대 건설현장 폭력 대응, 외국인 건강보험 혜택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강조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당이 똘똘 뭉쳐도 승리를 확언할 수 없을 만큼 현재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과거 비주류로 분류된 당 중진인사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외견상 '원팀'의 견고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당으로부터 별도의 요청은 없었지만,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당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유경준, 박경호, 이상민 등 국민의힘 후보들의 개별적 요청에 따라 현장 유세를 거들고 있는 것이다.
비주류 유승민, 개별 지원유세..중도층 흡수 기대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유 의원의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중도층 표심을 파고들어 여권 지지세의 확장성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친윤계와 대립각을 보이면서 '반윤' 이미지가 있는 유 전 의원에게 당 지도부는 부담을 느끼고 별도의 지원 역할을 맡기지 않았다.
실제로 유 전 의원은 지원 유세에서 다양한 민심이반 이슈들과 관련, 정부와 여당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낮은 자세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서울 신촌에서 이용호 국민의힘 서대문갑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이번 총선이 서울, 경기, 충청, 부산에서도 굉장히 어렵다"며 "2년간 정권에 대한 민심이 계속 안 좋았는데, 당에서 그동안 뭘 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세 후 브리핑에서도 "대통령이 잘못했는데 입을 꾹 닫고 있었던 당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당 지도부와 용산 참모진들을 에둘러 비판하는 목소리도 냈다.
한편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 때 여권 후보들의 유세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전격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정치적 중립 논란 등을 놓고 찬반 양론이 일면서 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동훈 위원장과 만나 "경제가 어렵고 나라도 많이 어려운데 이런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