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중국 전설 속 시조 황제릉 제사 참석
2024.04.05 00:56
수정 : 2024.04.05 00: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4일 청명절을 맞아 황제릉에서 열린 제사에 참석했다.
전설 속 중국의 시조 삼황오제 가운데 첫 번째 황제로 알려진 헌원씨를 기리는 공제(제사)에 참석해 대만과 중국의 한 뿌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이날 자신이 인솔해 온 대만 청년 20명과 함께 산시성 황링현의 황제릉에서 열린 ‘청명 헌원황제 공제’에 참석했다.
매년 중국 정부의 주관 아래 거행되는 이 행사는 중국 한족의 시조로서 기림을 받는 황제에 대한 제사 가운데 가장 성대하게 열린다. 마잉주 전 총통은 이날 "대만 젊은이들이 중국 문화와 중화민족의 뿌리, 황제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기억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발신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조상을 기리는 청명절에 열린 이 행사가 끝난 뒤 이러한 (조상에 대한) 존경의 표시가 중국 문화의 핵심 가치이자 대만 국민의 미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올해 황제에 대한 제사는 "중화민족의 공동체의식을 확고히 하고,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장정을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을 주제로 했다. 선전위성TV는 황제 제사 제문에 "양안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는 문구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중국에 도착한 마 전 총통은 11일까지 '뿌리 찾기'와 교류를 진행한다. 그는 지난해 3월 말에도 중국 당국의 초청에 응해 본토로의 '성묘 여행'을 왔다. 이는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배해 대만으로 쫓겨간 이후 74년 만에 대만 총통을 지낸 인물의 첫번째 중국 방문이었다.
당시 그는 청명절을 맞아 후난성 샹탄현에 묻힌 조상 묘소에 제사를 지내고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충칭과 함께 상하이 등을 돌아보면서 '개인적 방문'이라고 주장했다.
방문 기간 국공합작의 연결 고리인 '국부' 쑨원의 묘를 방문했다.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미·독립' 성향의 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반대 표심 결집을 노렸다는 평가도 있었다. 중국의 시진핑 당국은 대만의 집권 민진당을 배제하고 국민당을 사실상 공식 대화 파트너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마 전 총통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8년 동안 양안 관계가 안정되고, 2015년엔 싱가포르에서 그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첫 양안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양안 관계 전성기'를 맞았다. 마 전 총통은 방중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중국 선전에서 쑹타오 주임을 만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92합의'를 재확인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이 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 전 총통은 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