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931% 급증…반도체 흑자 전환(종합)

      2024.04.05 10:56   수정 : 2024.04.05 10: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37%, 영업이익은 931.25%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이 이끈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영업이익도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뛰어넘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시장 눈높이를 크게 상회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에서 사업부별 매출 및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한다. DS 부문의 흑자 전환은 2022년 4·4분기(2700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유례없는 반도체 업황 침체기에 들어선 지난해 1·4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은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감산 등으로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충당급 환입 규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4분기 D램과 낸드 고정거래가격이 각각 13~18%, 15~20% 가량 오른 것으로 봤다.

다만, 삼성전자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인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는 업황 회복 속도가 더뎌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됐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 비수기 영향 및 중국 내 판매 감소로 인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4' 시리즈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돼 전 분기와 비교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가전(CE)사업부도 견조한 프리미엄 TV 판매, 고부가 가전 확판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올 상반기 양산한다. 8단과 동일한 높이를 구현하면서도 성능과 용량은 전작 대비 50% 이상 개선했다.
상반기 중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해 하반기 공급이 예상된다. HBM 기술력은 SK하이닉스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HBM 제품 경쟁력이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 신석환 연구원은 "AI 수요 확대 기조가 레거시 제품 수요까지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최대 수주 달성 및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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