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불공정 관행 등 양국 경제 현안 회담 수주 내 별도로 연다
2024.04.07 00:41
수정 : 2024.04.07 00: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관행 등을 포함한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한 현안을 논의하는 양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은 빠르면 수 주일 안에 열릴 예정이다.
6일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이날 광저우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두 나라가 균형 성장에 관한 집중적인 교류를 갖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날 광저우에서 발표한 별도 성명을 통해 "(미중 양국의) 이러한 교류는 (중국의) 과잉 생산과의 연관성을 포함한 거시경제 불균형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번 기회를 미국 노동자와 기업들을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옹호하기 위해 사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의 사령탑인 옐런 장관과 중국의 경제 실무를 담당하는 허 부총리는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5일부터 이틀 동안 회담을 가졌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허 부총리와의 이날 이틀 동안의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중국은 그들의 산업 전략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 우리 시장에 (중국의 )수출이 넘쳐 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 지를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서로의 의견을 계속 경청하고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화된 방법을 제공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가 당장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전체 거시 경제 및 산업 전략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 달 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전날 광저우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분야에서 초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초저가·물량 공세로 자국 산업을 위협하는 중국 전기차, 태양광 패널의 생산량을 줄이도록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옐런 장관은 5일에도 왕웨이중 광둥성 성장에게 "이견에 대해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우려하고 있는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도 여기에 포함된다"라며 압박했다.
미국 등은 최근 중국이 내수 침체에 따라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초저가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수출'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해 왔다.
이와 함께, 옐런 장관은 중국의 수출이 러시아의 군수 산업을 돕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회적으로 돕고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국 관료들이 자국 부동산 시장과 금융 안전성에 내린 조치로 더욱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고 경제 상황에 대한 중국 내부의 분위기도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허 부총리와 옐런 장관이 양국 경제와 글로벌 당면 과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의 경제·금융 실무그룹 차원에서 균형 성장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생산 능력 문제에 충분히 대응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전날 신화통신에 게재한 성명에서 옐런 장관의 과잉생산 우려를 미국의 보호무역을 위한 '구실'이자 '중국의 국내 성장과 국제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겨냥해 "공포를 조장하는 대신 자국 산업 혁신과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7일 베이징에서 리창 총리, 인융 베이징 시장, 란포안 재정부장(장관)과 회담을 갖고, 8일에는 류허 전 부총리, 판궁성 중국인민은행 은행장과 만난다.
옐런 장관이 중국을 찾은 건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회담 직후인 4일 광저우에 도착해 중국 방문을 시작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