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개막전…KLPGA 두산 위브 챔피언십은 황유민을 위한 무대였다
2024.04.07 17:02
수정 : 2024.04.07 17:02기사원문
2024시즌을 시작하는 국내 개막전. 이미 해외에서 2번의 KLPGA 대회가 개최됐지만, 국내에서 펼쳐지는 대회로서는 이번 대회가 사실상 개막전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상금 규모가 메이저급이어서 더욱 큰 관심이 쏠렸다. 황유민이 박혜준의 반란을 단 한 타 차이로 잠재우고, 2024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황유민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이번 시즌 3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황유민은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통산 2승 고지에 올랐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억16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2억5266만원)를 꿰찼고, 대상 포인트 1위도 함께 점령했다.
황유민은 체격이 큰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키 163㎝의 작은 체격에도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장타를 펑펑 날리며 신인이던 지난해 장타 부문 2위에 오른 바 있다. 여기에 유독 공격적인 플레이로 일관해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황유민은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장신의 장타자들과 맞대결을 펼친 끝에 우승컵까지 품에 안아 더욱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1, 2라운드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다. 2022년 장타 1위 윤이나, 지난해 장타 1위 방신실과 동반 라운드를 치르며 많은 주목을 받았고, 별들의 전쟁에서 8타차 완승을 거뒀다. 3라운드는 지난해 장타 3위였던 문정민과 맞대결 끝에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박혜준, 강지선, 문정민에 2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황유민은 이날 만큼은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았다. 자신 있던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2번(파4), 3번 홀(파3)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박혜준에게 선두를 빼앗기는 등 암울한 기운이 드리웠다. 하지만 6번 홀(파4) 3m 버디로 선두에 복귀했고, 9번 홀(파4)에서 쉽지 않은 5m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타차로 다시 달아났다. 박혜준이 10번 홀(파4)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자 황유민은 3타차 여유를 안았다. 사실상 우승이 황유민으로 결정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때부터가 가장 위기였다. 우승을 의식한 탓인지 황유민의 티샷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10번 홀, 12번 홀, 13번 홀에서 티샷이 좌우로 페어웨이를 크게 빗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침착한 쇼트게임이 황유민을 구원했다. 12번 홀에서는 3.5m의 어려운 파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15번 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최종 18번 홀에서 박혜준의 5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스코어 철통방어에 성공한 황유민의 우승이 확정됐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박혜준은 이번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22년 롯데오픈과 KLPGA 챔피언십에서 거둔 두 차례 공동 10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2022년 처음 KLPGA투어 무대에 올라 상금랭킹 71위에 그치는 등 무명 생활을 겪었다.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랭킹 8위로 KLPGA 투어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박혜준은 국내 첫 대회에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태풍의 눈으로 우뚝 섰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은 공동 42위(1언더파 287타)에 그쳤다. 오구 플레이 출장 정지 징계 끝에 1년9개월 만에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윤이나는 공동 34위(2언더파 286타)로 나름대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마쳤다. 3년8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신지애는 공동 31위(3언더파 285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