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밸류업' 수혜 지주사 지분 늘렸다
2024.04.07 18:46
수정 : 2024.04.07 18:46기사원문
부진한 업황 속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일부 2차전지 관련 종목도 비중을 늘렸다. 반면, 성장주와 중소형 화장품 종목은 투자 바구니에서 덜어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119개 종목을 대상으로 지분율 변동 공시를 냈다. 이 가운데 42개 종목의 보유 비중을 늘렸고, 77개 종목에 대해서는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주로 담은 종목은 밸류업 기대감이 커진 지주사였다. 대표적으로 두산 지분율을 6.19%에서 8.30%로 2.11%포인트 확대했다. 또 OCI홀딩스의 지분을 9.27%에서 10.41%로 1.14%포인트 늘렸고, HD현대(8.53%→9.59%)와 GS(6.34%→7.40%) 지분율도 각각 1.06%포인트 높였다.
그간 시장에서 '만년 저평가주'로 인식됐던 지주사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두산과 HD현대 등은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주주환원과 성장세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흥국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 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일렉트릭, 현대마린솔루션, 현대로보틱스 등 모든 HD현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은 올해에도 지속 가능할 것"이라며 "주주환원정책도 강화되면서 주가 재평가가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은 2차전지 종목들도 더 담았다. '양극재 대장주'로 불리는 엘앤에프 보유 지분이 5.07%로 늘어나며 의무공시 기준인 5% 이상 보유종목에 추가됐다. 자동차 및 산업용 배터리 전문제조업체인 세방전지와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인 대주전자재료에 대해서도 각각 6.37%, 5.09%로 지분을 늘렸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 중에서도 이들 종목은 실적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엘앤에프의 영업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4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대주전자재료와 세방전지는 1·4분기부터 실적 성장세가 전망된다. 세방전지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3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0.72%, 대주전자재료(35억원)는 1900%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소형 화장품 종목은 장바구니에서 덜어냈다. 클리오는 기존 9.29%에서 6.01%로 지분율을 3.2%포인트 낮췄고, 한국콜마(12.66%→11.39%), 코스맥스(13.23->12.19%) 등도 각각 비중을 1.27%포인트, 1.04%포인트 축소했다. 이 밖에 네이버(9.24%→8.23%), 엔씨소프트(7.32%→6.30%) 등 성장주와 농심(12.03%→9.97%), 삼양식품(12.72%→10.67%) 등 식품주의 지분율도 감소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