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약범죄 진화하는데… 경찰 수사 인력은 '태부족'
2024.04.07 19:32
수정 : 2024.04.07 19:32기사원문
외국인 마약범죄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 투약에 그쳤던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을 거점으로 제조와 유통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효과적 단속을 위해선 수사 인력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년만에 2배 늘고 조직범죄 확대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류 피의자는 지난 2019년 1092명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2187명을 나타냈다. 4년 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과거 외국인 마약류 사범의 경우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 주변으로 형성된 지역사회에서 외국인들끼리 소량의 마약류를 유통·투약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 외국인들이 모여 조직을 만들고 마약류를 유통 및 투약하고 있다.
직접 마약을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수년에 1건 정도 있었던 외국인 마약 제조 사례는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2~3건이 적발됐다. 지난 4일에는 도심 속 주택가에서 마약을 만들고 유통한 외국인 일당이 경기남부경찰청에 붙잡힌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은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 다세대주택에 월세방을 얻고 그 안에서 대마와 화학약품을 이용해 '해시시'라는 마약을 제조한 뒤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마약을 만들면서 신종 마약인 '메페드론'을 투약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해시시 원료인 대마 농축액 750g(해시시 300g 제조 가능·1만2000여 명 투약분·4500만원 상당)과 해시시 덩어리 6개(23g·900여 명 투약분·345만원 상당), 메페드론 6봉지(6.5g·30여 명 투약분·240만원 상당) 등을 압수했다.
대검찰청은 '마약류 범죄백서'에서 "국제 교류가 빈번해지고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마약류범죄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은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류 거래가 용이한데다 마약류 암거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외국인 마약류사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부족한 수사 인력
경찰 등 수사당국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계속해서 수사 인력의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늘어나는 국내 체류 외국인 수를 생각하면 수사 인력을 늘리면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마약류 사범의 경우 도시지역보단 비도시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런 곳이 도시지역과 견줘 경찰의 단속·수사력이 덜 미친다는 것"이라며 "수사·단속력을 비도시지역에까지 강하게 미치도록 하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