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이 된 '헤드윅'...강력한 캐릭터와 음악의 힘

      2024.04.09 09:33   수정 : 2024.04.09 10:10기사원문


“작은 소극장에서 시작된 헤드윅이 샤롯데에서 공연을 올리게 된 것 자체가 정말 역사적인 날 아닌가. 오프닝 할 때부터 감동이었고, 뜨거웠고 감사했다.”(첫 회 공연을 마치고 ‘헤드윅’ 역 조정석).

1994년 미국 뉴욕에서 첫 선을 보인 30년 역사의 이 ‘명작’ 록뮤지컬은 한국 공연 20년 만에 벌써 열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동안 조승우, 오만석, 송창의, 엄기준, 조정석, 윤도현, 정문성, 변요한, 유연석, 마이클 리 등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 간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이번에는 조정석·유연석·전동석이 음악을 통해 상처로 얼룩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로커 헤드윅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 8년 만에 헤드윅으로 복귀한 ‘뽀드윅’ 조정석이 무대 위 앵그리인치 밴드와 그의 남편 역 이츠학(장은아)의 소개로 공연장 입구에서 무대로 걸어 들어오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마치 헤드윅의 콘서트에 온 것 마냥, 그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무대 위 화면으로 송출돼 공연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특히 조정석의 전매특허인 끼와 재치로 공연장은 후끈 달아올랐고, 그의 대사는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애드립인지 헛갈렸다.

무엇보다 삶의 페이소스가 진하게 배여 있는 ‘락 스피릿’ 충만한 음악의 힘이 강력했다. 음악이 사소한 아쉬움 등을 모두 끌어안았다. 그리고 헤드윅의 생명력은 비단 성소수자뿐 아니라 소외되고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든 사람을 상징하는 캐릭터에 있다는 것이 절절히 와닿았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속 납뜩이로 뜨기 전인 2006년부터 ‘헤드윅’과 인연을 맺었던 조정석은 “‘헤드윅’은 언제나 저의 심장을 뜨겁게 하는 작품”이라며 “여러 시즌에 참여했지만 할때마다 새롭고 또 다양한 감정들과 관점들이 생겨나 저를 더욱 성장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좋아하는 넘버는 항상 다른데 요즘은 ‘미드나잇 라디오’가 가장 좋다. 헤드윅이 누구이며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답을 제시해주는 곡 같다”고 말했다.


폭발적 가창력의 장은아는 '내게 헤드윅이란' 물음에 “너와 나의 나약하고 아픈 걸 끌어안아 주는 것”이라고 답하며 “‘디 오리진 오브 러브’은 음악적으로 가장 멋지다면, 가사가 와닿는 넘버는 ‘위키드 리틀 타운’”이라고 답했다. 6월 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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