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유가마저..역대급 항공 호황에 찬물 끼얹나
2024.04.08 16:42
수정 : 2024.04.08 16: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선 여객수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제2의 호황기를 기대하던 항공업계가 '고환율·고유가'의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발 금리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항공업계 실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수는 565만5938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말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하계시즌 국내외 항공사들은 231개 국제선 노선을 최대 주 4528회(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520회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평균(주 4619회)의 98%까지 회복한 수준이다.
항공업게 관계자는 "2~3월이 상대적 비수기임에도 여객수요가 꾸준해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면서 "특히 상대적으로 가장 회복이 더뎠던 중국 노선 확대가 이어지면서 코로나 이전의 최성수기를 뛰어넘는 실적까지도 기대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연한 여객수 회복에 따른 긍정적 시그널에도 항공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등으로 1350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며 1360원 돌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다.
환율상승과 고유가는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 효과를 준다. 여객수 증가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예컨대,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기준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달러 거래 특성상 140억원 규모의 현금 유출 리스크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환율이 10% 상승하면 46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 상승도 항공사들의 악재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31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게 될 경우 유류할증료까지 올라 여객 수요 위축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나 유가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을 두고 손실 규모를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유류비가 영업비용의 30%에 달하는 등 환율과 유가 상승은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