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수출기업 키우는 경기도… 대한민국 저성장 해법 될 것"
2024.04.08 18:08
수정 : 2024.04.08 18:08기사원문
김 지사가 벤처기업 육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저성장에 들어선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을 뒷받침 하고 있는 과거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혁신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목표를 현장에서 하나씩 현실화 시키는 것이 강 원장의 책임과 임무다. 강 원장은 "이제 민선8기 2년차를 맞아 올해는 성과를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됐고,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경과원의 책임"이라며 "스타트업 천국은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인터뷰를 위해 집무실에서 만난 강 원장은 입술이 부르트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으로 "대한민국 성장판을 바꾸기 위한 성공 모델이 탄생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과원의 올해 목표는 '경기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강 원장은 '성장의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2024년을 실질적 성과 창출의 원년으로 삼고 10대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10대 프로젝트는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 조성 △'AI+경기' 구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반도체&에너지산업 핵심 기지화 △전통제조산업의 디지털 제조혁신 △디지털 수출지원 강화 △G-펀드 조성 및 투자유치 촉진 △산학협력 체계 혁신 및 강소기업 육성 △AI 기반 기업지원 플랫폼 구축 △GBSA내부혁신 등이다.
강 원장은 "모든 프로젝트의 목표는 저성장을 해결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기존의 생태계를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과원의 올해 가장 큰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생태계를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며 "좋은 아이템만 있어서도 안되고, 자금 지원만 가지고 해결되지도 않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과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올해 대한민국의 저성장을 해결할 성공사례를 경기도에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경기도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산업 생태계'를 확실하게 만들어 보이겠다"고 전했다.
■경기도, 3000개 스타트업 천국… '대한민국 성장 모델 만든다'
저성장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강 원장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분야는 '벤처스타트업' 육성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4%로, 지속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10년 전과 비교해서 대한민국 성장을 이끌던 주력산업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특히 "그러나 이들 1세대 주력산업들의 경쟁환경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중국에 수출해야 하는데, 이제는 중국하고 경쟁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기존의 주력상품으로만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이 '혁신 스타트업'으로,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 하나가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유니콘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동물로, 약 1조원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른다.
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분야의 경우에도 경기도 스타트업 기업들 중에 각종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있다"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잘 만들어 준다면, 경기도에서 세계를 이끌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를 보였다.
이를 위해 경과원은 김 지사가 추진 중인 '판교+20 프로젝트'를 구체화해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20만평)의 창업 공간을 조성해 3000개의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한다.
강 원장은 "결국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저성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지원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경과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조업 등 1세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추진
그렇다고 해서 경제성장의 성공 모델을 만드는 데 스타트업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이 수출을 지탱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도 경과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를 위해 강 원장이 구상하는 저성장 해법 중 두 번째는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한쪽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해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 우리 산업의 근간이 되어 온 제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 경쟁력을 높이는 두가지 방법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구조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원장은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기존 제조업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며 "그대로 갈 수는 없다. AI를 접목하고, 품목도 다양화 하는 등 디지털화를 위해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과감한 지원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과원은 유망 뿌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체계적·단계별로 지원한다. 특히 도내 31개 시·군과 함께 연간 40억원 규모로 14대 뿌리기업이 AI시대에 생산성·품질 등 제조경쟁력을 갖추도록 산업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 원장은 "뿌리 기업의 디지털 전환 확산은 생산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도내 뿌리 기업이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경과원은 기업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뿌리산업체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도내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생산환경과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 스타트업 육성과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함께 진행해 전국에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성공사례를 만드는 역할을 경과원이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조원 규모 '경기도 G-펀드' 조성… 새로운 산업 생태계 변화 지원
좋은 계획을 세웠다면, 이번에는 그 계획이 실현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강 원장은 "대한민국 성장판을 바꾸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자금', '공간', '사람'이라는 3요소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이 가운데 '자금'은 모든 계획을 실현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는 데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경과원은 이 중요한 부분의 완성을 위해 지난해 민선8기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1조원 규모 G-펀드 조성'을 추진했다.
중소·벤처기업 투자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경기도 G-펀드'의 2023년 신규 조성액은 3178억원을 돌파해 단년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으로, 올해는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를 조성한다.
'경기도 G-펀드'는 경기북부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경기북부 균형발전 펀드(300억원), 초기 창업기업 투자 육성을 위한 △스타트업 펀드1호(220억원), 연구개발(R&D)·설비 확장 등 후속 투자가 필요한 고성장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스케일업 펀드(500억원),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추진하기 위한 스타트업 펀드2호와 3호(1550억원), 반도체와 바이오 및 ICT 등 △경기도 미래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펀드(1188억원) 등 분야별로 다양한 자금 지원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강 원장은 "경기도 G-펀드는 자금과 공간, 사람 등의 기반을 만드는 데 종잣돈이 될 것"이라며 "펀드 조성과 더불어 투자설명회를 추진, 기업의 시각에 맞춘 투자유치 컨설팅도 제공해 투자와 함께 경영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지역 대학의 역할과 참여 확대… 경기도산학협의체 '가이아' 출범
마지막으로 강 원장은 이렇게 만들어 성장 생태계에 대학들의 참여를 중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는 "대학과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지역 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면 기업의 기술적인 문제를 대학과 의논할 수 있다. 그래서 산학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경기산학협의체(GAIA·가이아)다. 가이아는 'Gyeonggi Academia-Industry Aliance'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그리스신화에서 대지의 여신이자 창조의 어머니를 뜻하는 '가이아'로부터 착안해 산학협력이 혁신의 시작점이자 원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전환·정보기술(IT) △벤처스타트업 △반도체 △인공지능(AI)빅데이터 △첨단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6개 분야의 미래성장산업 경쟁력 강화와 선도를 위해 협력한다.
구체적으로는 산학연관 협력사업 발굴·지원, 상호 정책교류·도정참여 확대, 저변 확대·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운영, 인재양성 육성 지원 등에 적극 참여한다. 강 원장은 "그동안 대학의 역할과 산학협력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지역 대학이 담당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이아 역시 경기도에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로,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