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인재까지 뽑는다'..HBM 승부수 띄운 삼성전자

      2024.04.10 15:18   수정 : 2024.04.10 15: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인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부 인재 영입뿐 아니라 잡포스팅(직무전환 제도)을 통해 대규모 사내 우수직원 확보에도 나섰다. SK하이닉스에 내준 HBM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전방위 인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사내 HBM 인재 대규모 모집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지난 9일 사내 잡포스팅 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잡포스팅은 삼성전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내부 채용 공고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의 인력 수요 등에 따라 수시로 잡포스팅을 시행 중이며,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번 DS부문의 잡포스팅 공고는 총 226개로 이중 HBM 관련이 5개, HBM의 핵심 기술인 어드밴스드패키징 관련이 20여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HBM 신제품 테스트 직무(CL 1~4) △HBM 품질관리(CL 1~4) △HBM 비즈니스 오퍼레이션(CL 3~4) △어드밴스드패키징(AVP)팀 제품개발(CL 2~4) △AVP팀 선행기술팀 차세대기술 개발(CL 2~4) 등 직무를 모집한다. 삼성전자의 고유 직무체계인 CL 제도는 △CL1(고졸사원) △CL2(대졸사원) △CL3(과장급) △CL4(차·부장급)로 나뉘는데 이번 잡포스팅은 신입사원부터 차·부장급까지 범위를 넓혔다. 각 직무별 한자릿수 인원이 정원으로, 합격자는 모두 삼성전자 HBM 전초기지인 천안사업장에서 근무한다.

HBM 주도권 확보 사활

앞서 HBM 태스크포스(TF)와 HBM 전담팀을 꾸린 데 이어 사내 인재 모집까지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HBM 주도권 탈환 의지가 크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 산하에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직속으로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팀 구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팀장직은 황상준 D램개발실장(부사장)이 맡았다. 개발팀은 차세대 HBM인 HBM3E(5세대)의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와 6세대인 HBM4의 개발 등을 전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전담팀의 노력으로 HBM의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며 추격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1월엔 DS부문 각 사업부에서 인력을 차출해 HBM TF를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로부터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올해 5세대 제품인 HBM3E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검증 결과에 따라 성패가 결정나기 때문에 인적·물적으로 최대의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HBM3E 12단을 올해 상반기에 양산하고, 올해 HBM 출하량도 작년 대비 최대 2.9배로 늘린다는 공격적 계획을 정했다. 업계에서도 올해 말 삼성전자의 HBM 생산능력이 SK하이닉스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4·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HBM 최대 생산량은 월 15만~17만장으로, SK하이닉스(월 12만~14만장)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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