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대형 TV’ 확장… 자국 LCD 패널로 저가 공세

      2024.04.10 19:24   수정 : 2024.04.10 19:51기사원문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초대형 TV 시장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패널·세트 수직계열 체계를 구축한 뒤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받으며 삼성전자·LG전자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75형 이상 LCD 패널 출하량은 915만2000대로, 전년(714만대) 대비 2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75형 이상 LCD 패널 시장에서 주력으로 분류되는 85형·86형·98형·100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달한다. 특히 패널 크기가 클수록 출하량 증가세가 뚜렷했다.
실제 지난해 98형과 100형 LCD 패널 출하량은 64만대로, 전년 대비 144.5%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출하량도 전년보다 76.5% 늘어난 113만대로 예상됐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초대형 화면을 선호하는 '거거익선' 트렌드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형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업체가 지배하고 있다. 국내 패널 제조사들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수익성이 악화되자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패널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고, LG디스플레이도 유일하게 남은 TV용 대형 LCD 패널 생산거점인 광저우 공장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공급량 조절을 통해 TV용 LCD 패널 가격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 TV 제조사들은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받아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 확대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중국 TCL이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선보인 115형 퀀텀닷(QD) 미니 발광다이오드(LCD) TV 패널은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의 10.5세대 LCD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하이센스도 110형 미니 LED T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TV 제조사들은 TV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대 제품 대비 8배 많은 512개 신경망과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춘 2024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60.5%,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3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도 주력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더불어 올해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TV 신제품에 98형을 추가하는 등 초대형 TV 시장 영향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TV 기술력은 삼성전자·LG전자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 업체들이 초대형 TV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초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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