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정동영 귀환…최경환은 고배
2024.04.11 05:09
수정 : 2024.04.11 11:50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임종명 최영서 기자 = 4·10총선에 출마한 여야 정치원로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상임고문은 나란히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한 반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이 불투명해지자 무소속으로 경북 경산에 출마했지만 '무소속'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석패했다.
◆박지원·정동영, 4년 만에 나란히 5선 중진으로 여의도 재입성
'정치 9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4년 만에 나란히 '5선' 중진으로 여의도로 돌아오게됐다.
진도 출신 박 전 원장은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미주한인회장을 맡은 바 있다. 망명 중이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하면서 인생의 대전환을 맞았다.
제14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전국구 공천 초선의원을 지냈고 이어 제18대, 제19대, 제20대 국회의원을 전남 목포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는 고향인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 출마해 곽봉근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92.35% 지지율을 얻으며 81세 최고령 당선인이자 최다득표율 당선이란 기록을 세우며 5선 의원이 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88.4%로 조사됐으나 정작 개표가 진행되면서 초반에 90%를 넘기는 진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고향인 진도는 물론 해남과 완도에서도 90%가 넘는 고른 득표율을 보이면서 지역내 탄탄한 지지기반을 과시했다.
박 전 원장은 여의도 내에 다양한 어록을 남길 만큼 순발력과 노련한 언변으로 유명하다.
국민의당 초선의원 특강에서 '금귀월래'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의정활동의 기본수칙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금요일에 지역구로 돌아가고, 월요일 아침에 서울로 온다는 의미다. 박 전 원장은 실제 이 수칙을 실천하며 주말 내내 지역에서 소통한 뒤 월요일 아침 여의도 국회로 출근했다.
정동영 고문의 경우 MBC 기자 및 앵커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제15대, 제16대, 제18대, 제20대 국회의원과 통일부 장관,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대선 후보 시절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대표가 정 고문을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5선을 모두 전주에서 당선됐다. 권노갑 민주당 고문 회고록에 따르면 1996년 정 고문과 출마를 논할 때 권 고문은 서울 강동 지역구를 추천했으나 정 고문이 전주 공천을 요구했다고 한다.
정계 입문 한 이후 28년 동안 개인비리 의혹에 연루된 적 없을 정도로 청렴함의 대표 인물로 꼽힌다.
각기 특징과 강점이 다르지만 두 당선인 모두 22대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친박 좌장' 최경환 낙선…무소속 출마 한계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됐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지역구 탈환에 실패, 정계 복귀는 어려워졌다.
최 전 부총리는 최종 42.3%를 얻으며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1.1%p(포인트)차로 뒤져 고배를 마셨다.
경북 경산에서 지난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한 최 전 부총리는 보수 진영의 유일한 '올드보이' 출마자다.
경산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텃밭 지역구다.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일찍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 공천에서 수도권·중도층 표심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다선들을 배제했다.
특히 최 전 부총리가 박근혜 정부 주요 인사로 국정농단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 전 부총리 출마로 보수층 표심이 나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 전 행정관이 당선됐다.
당세를 극복할 만한 지역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2019년 국정원 뇌물 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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