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5배 이상" 자동차 강화하는 전자부품

      2024.04.11 10:55   수정 : 2024.04.12 06: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업체들이 잇달아 자동차 부품사업에 진출하거나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향후 자율주행과 함께 늘어날 자동차 전자부품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H바텍이 지난 3월 경북 구미국가1산업단지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장은 스마트폰 부품에 주력하는 한편, 제2공장은 자동차 부품 전용 공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KH바텍은 폴더블폰에 들어가 구부리고 펴도 정상적인 기능이 가능하도록 돕는 부품인 힌지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KH바텍은 힌지 등 스마트폰 부품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활용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브래킷(TDP) △전기차용 전력분배장치(PDU) △배터리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엔드플레이트' 등 자동차용 부품 사업에 진출했다. 이들 부품을 구미 제2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KH바텍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국내외 수요 증대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내년에 연간 190만대, 오는 2028년에는 연간 320만대 규모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은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등으로 햅틱 드라이브 IC 공급 모델을 확대했다. 동운아나텍은 그동안 현대차 '제네시스', '그랜저' 등 자동차 모델에 햅틱 IC를 적용했다. 햅틱 IC는 미세한 진동을 이용해 터치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반도체다. 동운아나텍은 이전까지 햅틱 IC, 자동초점(AF) 드라이브 IC 등을 스마트폰에 주로 적용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올해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등 햅틱 IC를 적용하는 자동차 모델이 늘어나고, 여기에 제네시스와 그랜저 등에 납품하는 물량 역시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유럽에 본사를 둔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워로직스는 르노코리아에 하이브리드 배터리팩을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파워로직스가 만드는 하이브리드 배터리팩은 오는 2026년부터 르노자동차가 출시하는 차기 중형 SUV 모델에 연간 8만대 안팎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련 매출 800억원 가량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파워로직스는 그동안 카메라모듈과 함께 배터리 보호회로 등 스마트폰 부품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주요 거래처다. 파워로직스는 스마트폰 배터리 보호회로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최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배터리팩 등 자동차 부품 분야로 확대하는 중이다.

파워로직스 관계자는 "오랜 기간 스마트폰 부품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앞세워 배터리팩 등 자동차 부품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올해가 배터리팩 사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전자부품 업체들이 자동차 부품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율주행 시대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반도체가 내연기관차에는 200여개 쓰이는 반면, 자율주행차는 1000개 이상 필요하다. 과거 자동차 후방에 한 개 정도만 있던 카메라모듈 역시 최근 자율주차, 360도 어라운드뷰 등을 구현하기 위해 4∼6개 정도 쓰이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이미 성장기에 이어 정점을 찍은 뒤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휴대폰 부품 업체들이 신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머지않아 열릴 자율주행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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