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바이든, 물가 상승에도 "올해 美 금리 인하"

      2024.04.11 16:00   수정 : 2024.04.11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고금리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물가상승과 더불어 서민 지지층에게 고통을 안기는 금리가 올해 안에는 내려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하 시기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결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은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났다.

그는 기시다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나온다는 기존 전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1개월이나 그 이상 늦어질 수 있다.
확신할 수 없다”며 “우리는 연준이 무엇을 할지 확실히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물가상승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8일에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높은 금리를 언급하며 "여러분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을 "이자율을 정하는 그 작은 집단"으로 칭하면서 "나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는 가운데 나왔다.

미 노동부는 10일 발표에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올라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약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5.25~5.5%)를 유지중인 연준은 같은날 3월 19~20일 열렸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당시 연준 FOMC 위원들은 금리를 동결했다. 의사록에는 "회의 참석자들이 강한 경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와 실망스러운 물가상승 지표에 주목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한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는 서술도 포함됐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당시 FOMC 회의 직후 "최근 물가상승이 완화되면서 고용과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으며 금리가 최고치에 와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리 인하를 암시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서 CPI 보다 신뢰하는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오는 26일 공개된다. 가격변동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은 지난 2월 2.8%로 연준 목표치(2%)에 가까웠다.

미 골드만삭스는 10일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소식들이 겹치자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종전 3회에서 2회로 하향했다. 동시에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6·9·12월에서 7·11월로 조정했다. 같은날 미국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연준의 다음 행보에 대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 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높은 물가뿐만 아니라 물가를 잡기 위해 한껏 높인 금리 역시 부담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서민 유권자의 주택 대출 이자 부담이 줄겠지만 다시 물가가 오를 수 있다.

바이든은 10일 연설에서 3월 CPI에 대해 "오늘 보고서는 물가상승률이 최고치보다 60% 이상 떨어졌지만 열심히 일하는 가족들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유, 계란과 같은 주요 생필품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낮아졌음에도 주택이나 식료품 가격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상승과 싸움은 여전히 경제의 최우선 순위"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금리와 물가의 연관성 같은 난감한 문제를 언급하는 대신 정부 차원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200만채 이상의 주택을 새로 짓고 개조해 주택 비용을 낮출 계획이며, 식료품 소매 업체를 포함한 기업들에게 기록적인 이익을 사용해 가격을 낮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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