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금리에 훨씬 민감한 주택시장... 전문가 "바닥다지고 상승세 진입" 전망
2024.04.11 17:56
수정 : 2024.04.11 17:56기사원문
1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기준 변경 등 재건축 규제완화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등 일련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좌초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규제완화책의 주요 방안들은 법을 개정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기류가 강한 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서 국회 통과가 쉽지 않게 됐다.
이 같은 정책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전에도 야대여소, 이번 총선 이후에도 야대여소"라며 "세제감면 등 파격적인 정책들은 국회 통과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도 현 정부의 핵심 규제완화 정책이 국회서 막혀 있는 상태"라며 "총선 이후 정책환경 변화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보다 더 큰 변수로 PF 구조조정 본격화와 금리인하 기대감을 꼽았다. 정부가 총선 이후 PF 부실 문제를 본격 처리하면 건설경기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계기업이나 시행사들이 연이어 쓰러지면서 주택 실요자들의 심리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건설경기 급랭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2011년 PF 문제로 저축은행이 무더기 영업정지되고, 건설경기가 얼어붙을 때도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는 6.5% 상승했다"며 "건설경기와 주택시장은 따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공급감소가 기존 주택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입주물량도 부족하고,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PF 옥석 가리기를 감안하면 공급부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은 저점으로 인식되면서 총선 이후 우상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도 "정책보다 금리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하 기대심리와 바닥심리가 합쳐지면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간 집값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과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도 오르는 곳과 정체되는 지역이 더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