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앞 고개숙인 尹정부... "국민 뜻 받들어 국정쇄신"

      2024.04.11 18:27   수정 : 2024.04.11 18:27기사원문
4·10 총선 민심의 평가는 정부·여당·대통령실에 대해 준엄한 경고장을 날렸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한 팍팍한 삶, 다양한 대통령실 논란 등이 정권 심판론 프레임으로 연결되면서 인물 경쟁력이나 이슈 몰이, 구도라는 선거 방정식 값 모두를 '심판론 블랙홀'이 빨아들였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국정수행 기간의 한복판이자,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제22대 총선도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준엄한 민심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해 고강도 국정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국정 보좌를 잘못한 책임을 지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은 사의를 표명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거대 범야권의 '압승'에다 윤 정부와 사법적 대척점에 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원내 진입 등으로 앞으로 남은 윤 정부의 3년도 각종 특검법 및 민생법안 재추진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어느 때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여권 일각에선 국정쇄신 시나리오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개최를 비롯해 내각 구성 시 야당 협치, 여야정협의체 부활, 연정 등이 거론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민주당·민주연합은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08석을 확보했다. 비례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12석을 가져갔으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제3지대는 각각 3석, 1석, 1석을 획득했다.

여당 참패가 확정되자 엄중한 민심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고강도 국정쇄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표명도 잇따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수석비서관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에서 압도적 대승을 거둔 이재명 대표는 여야가 힘을 모아 민생경제 위기 해소에 집중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은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당 참패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도 방향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정부서울청사, 정부세종청사 등 관가는 이날 선거 기간 분출된 수백개 정책과제를 선별하고 현안점검에 집중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들 대부분이 총선 이후 입법을 전제로 발표된 것들이라 사실상 추진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등에서 나온 정책들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에 들어갔다. 아울러 정권 심판의 기저에 깔린 물가불안을 진정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출렁이는 대외변수 관리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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