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거물 정진석 누른 박수현, 부여·청양이 살렸다
2024.04.12 09:26
수정 : 2024.04.12 09:26기사원문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38~39%에 이르고, 보수색채가 강한 부여·청양에서 박 후보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충남도청에서 일할 당시 손발을 맞췄던 민주당 출신 재선 군수들의 역할도 컸다는 평가도 있다.
12일 중앙선관위 등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10일 치러진 총선거에서 6만2635표(50.66%)를 얻어 5만9855표(48.42%)에 그친 정 후보에 2.24%p(2780표) 앞섰다.
3개 시·군 중에 선거인수가 부여(5만5305명)와 청양(2만7636명)을 합친 수보다 많은 공주(9만1477명)에서 3만3456표(51.94%)를 득표해 3만350명(47.12.%)에 그친 정 후보에 3106표를 앞선 것이 컸다. 박 후보는 정 후보와의 전체 격차보다도 많은 득표를 공주에서 거뒀다.
그런데, 박 후보의 당선은 부여와 청양에서 선전한 것이 공주 승리보다 더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박 당선인은 정 후보와의 경쟁에서 공주 선거구를 이겼음에도 부여와 청양에서 크게 뒤지면서 패배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박 후보는 공주에서 2만9315표(48.62%)를 얻어 정 후보(2만8128표·46.65%)에 1187표를 이겼다.
그러나 부여군에서 1만7071표(44.06%)에 그쳐 1만9490표(50.30%)를 득표한 정 후보에 2419표나 뒤졌다. 청양군에서도 8477표(44.32%)를 얻는데 그쳐 9869표(51.60%)를 득표한 정 후보에 1392표를 뒤졌다. 결국 공주에선 이겼지만 부여와 청양에서 3811표를 덜 얻으면서 선거에서 패배했다.
제20대 총선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박 후보는 4만7792표(44.95%)에 그쳐 5만1159표(48.12%)를 얻은 정 후보에 패했는데, 공주에선 2만7471표(50.06%)를 득표해 43.91%(2만4096표)에 그친 정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부여와 청양에선 각각 1만3806표(39.88%), 6515표(38.75%)에 그쳐 부여 51.83%(1만7943표), 청양에서 54.25%(9120표)를 득표한 정 후보에 크게 뒤지면서 선거를 내줬다.
22대에선 달랐다. 박 후보는 공주에선 종전대로 승리를 이어갔고, 부여에서도 1만9692표(50.05%)를 얻어 1만9298표(49.05%)를 얻은 정 후보를 처음으로 394표 차이로 이겼다. 청양에선 9487표(47.75%)를 득표해 1만207표(51.37%)를 얻은 정 후보에 720표로 뒤졌으나 제20대(2605표)와 제21대(1392표) 선거에 비해 격차를 큰 폭으로 줄였다.
여러 차례 선거에서 근소한 우세를 점유하던 공주 선거구의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부여·청양 선거구의 득표율을 크게 높인 점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부여와 청양의 득표력 향상에는 민선 5기 충남도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민주당 소속 재선의 박정현 부여군수와 김돈곤 청양군수의 물밑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정현 군수는 정무부지사, 김돈곤 군수는 공보관과 국장 등으로 일한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 속에서도 박 군수와 김 군수가 재선에 성공한 덕에 당 조직이 건재하고 바닥민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이유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낙선 후 8년간 수시로 부여와 청양의 각종 단체와 모임, 종교시설, 경로당 등을 찾으면서 표심을 다진데다 정권심판론의 열풍이 거센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박 당선인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중퇴하고 방송통신대, 연세대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충남 공주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었고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대변인, 대표 비서실장,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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