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아기 낳고 창밖으로 던져 살해한 엄마, "죽을 줄 몰랐다"
2024.04.13 11:17
수정 : 2024.04.13 11:17기사원문
주민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고 접수 4시간 만에 해당 모텔 주변 길거리에서 아이의 엄마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 5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모텔 2층 객실에서 혼자 낳은 딸을 창문을 통해 5m 아래 1층으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태어난 직후 호흡 곤란을 일으킨 딸을 침대보로 덮어 10분 동안 방치하다가 종이 쇼핑백에 넣어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닷새 만에 딸은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으나 이미 간 파열과 복강(복부 내부 공간) 내 출혈 등으로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가 발견하면 데리고 가서 잘 키워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이 아빠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오랜 기간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지냈으며 집과 직업도 없어 가끔 돈이 생길 때만 모텔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고 출소 후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유일한 보호자였던 피고인에 의해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며 "피고인은 지난해 4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같은 해 10월 출산할 때까지 입양 등 출산 이후 상황에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신했을 때도 술을 마셔 자연 유산을 기대하다가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임신했고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출산한 뒤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