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119구급차, 우크라 전장서 환자 구조 맹활약

      2024.04.14 19:36   수정 : 2024.04.14 19:36기사원문
내구연한이 지나 일선에서 퇴역한 부산의 119구급차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곳곳을 누비면서 응급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현지에서 알려왔다.

14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3일 부산신항에서 선적한 부산시소방재난본부의 퇴역구급차 12대가 올해 2월 초 폴란드 그다니스크항에 도착, 폴란드 적십자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 인도됐다.

당시 TV 방송국 등 현지 언론에서 '부산 119구급차의 우크라이나 무상 양여' 현장을 집중 취재해 대서특필함으로써 폴란드 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폴란드 적십자 측이 알려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2월 20일 12대 가운데 4대를 먼저 전투가 격심하게 벌어지고 있는 동부전선으로 보냈다.

이어 폴란드 적십자사는 나머지 8대를 사흘 뒤인 지난 2월 23일 폴란드 국경도시 루블린에서 우크라이나 병원 관계자에게 넘겼다.
이 구급차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병원들에 배치돼 응급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소방재난본부의 '우크라이나 구급차 무상양여 사업'은 러시아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긴급의료 지원을 위한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뤄졌다.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와 온종합병원의 역할도 컸다.

그린닥터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한 지 3개월 뒤인 지난 2022년 5월 12∼20일 부산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 등 의료진과 김승희 부이사장 등 그린닥터스 회원 등 16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을 꾸려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피란민 캠프를 방문해 긴급의료 지원에 나섰다.


당시 우크라이나 난민캠프 긴급의료단 단장으로서 폴란드 봉사에 직접 참여했던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응급치료를 통해 살릴 수 있는 생명도 구급차가 없어 죽어가고 있다'는 현지 참상을 전해 듣고 몹시 안타까워하던 중 때마침 소방관 출신인 그린닥터스 임원으로부터 사용연한이 지난 구급차를 해마다 동남아 국가 등에 무상 양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근 이사장이 곧바로 그해 부산의 불용 구급차들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을 부산시소방재난본부 측에 전격 제안하면서 부산의 119구급차들은 최초로 우크라이나로 보내지게 됐다.


그린닥터스와 부산시재난소방본부는 우크라이나 전선을 누벼야 할 구급차 12대가 출고된 지 불과 5년밖에 지나지 않아 엔진 성능은 나무랄 데 없으나 일부 외관의 흠집 등으로 현지에서 괜한 오해를 살까 자동차 시트는 물론 외관 파손부위, 각종 전등 수리 등을 손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등 꼼꼼히 수리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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